하늘길이 수상하다… 공포의 난기류, 두배 이상 증가 경고

입력 2023-04-20 00:02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기후 변화로 제트기류(Jet Stream)가 약해지면서 항공기가 난기류를 맞닥뜨리는 일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난기류로 기체가 흔들리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탑승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기상학자를 인용해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난기류는 태양이 지표면에 내리쬘 때 올라오는 복사열로 기류가 불규칙한 형태를 보이는 현상이다. 기체는 난기류를 만나면 흔들리고 심한 경우 순식간에 100m가량 하강할 수 있다.

난기류로 다치는 승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에 따르면 2009~2022년 미 전역에서 163명이 난기류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CNN은 미국에서 매년 6만5000여대의 항공기가 중간 정도 난기류를, 5500여대가 심한 난기류를 만난다고 전했다.

난기류가 증가하는 이유는 지표면 8∼11㎞ 위에서 나타나는 대기의 흐름인 제트기류가 약화한 탓이다. 제트기류는 뜨거운 적도와 차가운 극지방의 온도 차가 만든 공기의 띠다. 찬 공기가 중위도 아래로 내려가는 걸 막고 성층권 대기를 섞어 난기류를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올라 북극과 중위도 간 기온 차가 줄면서 제트기류도 약해졌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난기류 발생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북반구 중부를 비행하는 항공기는 난기류를 맞닥뜨릴 가능성이 더 크다. 미국발 국제선 노선 중에는 뉴욕에서 영국 런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본 도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영국 레딩대 대기과학과 교수인 폴 윌리엄스는 2019년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이르면 30년, 늦어도 60년 안에 난기류가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30년 조종 경험이 있는 아메리칸항공의 기장 데니스 타저는 “조종간을 처음 잡았을 때보다 난기류를 훨씬 많이 만난다”며 “승무원들도 난기류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