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두류공단 내 폐기물 매립장 재추진 움직임에 주민 민심이 찬반으로 갈려 갈등을 빚고 있다.
2020년 5만9158㎡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다 주민반발에 부딪혀 이듬해 3월 사업신청을 자진취하했던 A사가 이름을 바꿔 다시 매립장 설치를 추진하려는 것이 알려졌다. 폐기물 매립장을 조성하려는 회사가 아직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주민들은 벌써 반대하는 측과 찬성하는 측으로 나뉘어 대립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두류공단 내 폐기물매립장 허가를 원하는 주민 20여명은 지난 11일 주낙영 경주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안강읍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기업 유치를 통한 인구 유입과 더불어 지역상권의 활성화를 위한 과감한 결정을 촉구했다. 한 주민은 절차 상 하자가 없다면 공단 내 기업 유치를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찬성하는 주민들이 시장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즉각 반발했다. 허가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17일 주 시장을 만나 “안강읍은 지금도 악취 등 환경문제가 심각한 만큼 환경을 저해하는 기업은 더이상 들어오면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박남수 안강읍 민간환경감시단 단장은 19일 “올해 초부터 두류공단 내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는 업체 측이 우호적 여론을 만들기 위해 일부 주민을 상대로 물밑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체 측이 주민들을 회유하기 위해 버스를 동원해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고 금품을 제공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면서 “안강 주민 대부분이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반대하고 있는 만큼 업체가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주 안강읍 두류공단은 수십년째 환경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아 지난해 5월 경북도로부터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역 내 사업장 총 61곳 중 폐기물처리업체 등 악취배출시설 업체는 44곳에 달한다. 또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료폐기물 소각업체가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