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보는 청년 10명 중 2명은 10대… 경제난에 고통

입력 2023-04-20 04:05

서울시가 장애나 질병 등의 문제를 가진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900명을 발굴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주거비 등 실질적인 생계 문제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거주 14~34세 청년·청소년 총 2988명을 대상으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를 진행해 900명을 발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가족돌봄청년에 대해 규모 있게 실시한 첫 실태조사다.

시가 발굴한 900명을 유형별로 나눴을 때 일반성인(616명, 69%)이 가장 많았다. 중·고등학생(146명)과 학교밖청소년(30명) 등 청소년 비중도 20%에 달했다. 여성 66%(598명)의 비중이 높았으며, 한부모가정(281명, 31%)보다는 부모 모두 있는 경우(554명, 62%)가 많았다. 응답자 중 45%(409명)는 개인 소득이 100만원 미만이었다.

가족돌봄청년들은 22개 유형으로 나눠 돌봄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 1~5점 척도로 물었을 때 경제적 어려움(3.22점)과 주거비 부담(3.22점)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었다. 시가 필요한 외부지원을 생계지원·돌봄지원·학습 및 취업지원·상담지원·금융 및 사회활동 지원 등 5개 항목으로 구분해 제시했을 때도 생계(61.8%)와 돌봄(56.8%)의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금융·사회·여가(50.7%)나 상담(47.7%), 학습·취업(43.9%)은 상대적으로 지원 요구 우선순위가 낮은 편이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돌봄청년 발굴이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연계·지원·사례관리 등 단계별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시는 이들이 지원체계 내 들어올 수 있도록 가족돌봄청년 발굴을 위한 유관기관(학교·병원·동주민센터 등)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가족돌봄청년 지원 전담기구’를 운영해 청년 본인에 대한 지원과 돌봄 대상자에 대한 복지정책을 다각적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또 가족을 돌보며 겪는 사회 및 또래로부터 고립감과 우울감 해소를 위해 돌봄 경험자와 정보 공유, 멘토링 및 자조모임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구체적인 대책은 오는 7월쯤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상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서울시는 가족돌봄청년이 건실한 사회인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