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장 추구하는 것이지만 쉽게 도달하진 못하는 것. 일생을 통틀어 가장 갈망하지만 사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관계 속에 상처를 입고 포기를 떠올리게 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하는 매 순간 추구하게 되는 것. 바로 사랑이다.
저자는 가장 일상적인 장면을 사진첩에서 꺼내 놓고 사랑에 대한 통찰을 풀어낸다. 지인들과의 수다 타임에 등장하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장면, 단골 돈가스 가게에서 ‘혼밥’ 하다 발견하게 된 시선, 등산 초보 시절 품었던 등산 스틱의 필요와 본질에 대한 고찰 등을 재료 삼아 사랑이란 이름의 양념장으로 맛깔나게 비벼놓는다.
일상 단면을 들어 자성을 촉구하고 촌철살인 같은 지적을 날릴 땐, 느지막한 퇴근길에 무턱대고 찾아간 단짝 친구에게 토닥임을 받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성경은 쉽지 않다. 그 어려운 성경 전체를 함축하는 단어가 다름 아닌 사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오롯이 삶으로 살아내는 게 숙명인 성도에게도 사랑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사랑을 감당하느라 기쁘기도 감사하기도 힘들기도 한 이들에게 저자의 문장들은 위로와 응원을 전하고 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