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소재 대학들이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 선정을 염두에 두고 통폐합 논의에 착수하는 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4년제 국립대인 안동대, 금오공대와 공립전문대인 경북도립대가 ‘경북 유일의 국립대’로 통합을 추진 중이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대학 1곳당 국고 1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어 학생 수 감소로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지방대들은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1도 1국립대’ 모델을 추진 중인 안동대와 금오공대, 경북도립대의 통합 논의는 구체적이다. 대학 관계자는 “수개월간 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통합을 논의해왔고 최근 금오공대도 참여를 제안받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3개 대학이 하나로 합쳐지면 경북 지역의 유일한 국립대가 된다.
경주대와 서라벌대가 지난 14일 교육부의 통폐합 승인을 받아 통합대학으로 출발하게 된 것도 눈여겨 볼 일이다. 두 대학은 지난해 4월 통폐합 승인 신청을 한 후 4차례 교육부 대학설립심사 위원회의 심사 끝에 결실을 맺었다.
경주대는 1988년 개교 후 한때 학생 수가 6000명이 넘었고 4차례 관광특성화 최우수대학으로 이름을 올렸다. 1981년 개교한 서라벌대는 40여년의 역사를 지닌 경주지역 유일한 전문대(2~4년제)로 자리매김했다.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의 통폐합에서 보듯 생존의 기로에선 지역대학들이 정부의 글로컬 대학 육성정책에 발맞춰 통합을 통한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경북대와 계명대,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등 대부분의 4년제 대학이 ‘글로컬대학’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통합을 위한 협의체 구성 등 학교별 상황이나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는 등 초기단계 논의에 그치고 있지만, 이미 각 대학 총장과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글로컬 대학 추진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비수도권 대학은 존폐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대입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전국에 26개나 됐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고 20년 후에는 현재 대학의 70∼80%까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된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을 발표하면서 5년에 걸쳐 사업 대상을 선정하려던 계획을 4년으로 단축했다. 올해 10곳, 내년 10곳, 2025년 5곳, 2026년 5곳의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올해 선정대학 명단은 9월 확정된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