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중심을 드려라

입력 2023-04-19 03:06

본문은 사무엘 선지자가 사울 왕의 뒤를 이을 이스라엘 차기 왕에게 기름을 붓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이 인물을 보실 때 평가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줍니다.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은 키가 크고 외모가 준수한 미남이었습니다. 포용력과 리더십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외적으로 볼 때 누구든지 반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런 사울 왕을 보며 열광했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은 점점 교만해졌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닌 자기 뜻에 따라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지상 왕국으로 만든 것이 아닌 자기의 왕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사울 왕을 버리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이새의 집으로 보내셔서 하나님이 예선하신 차기 왕에게 기름을 붓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시키면서 누구에게 기름을 부을지에 대해서는 말씀해주지 않았습니다. 이새에게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사무엘이 할 일은 이들 중 한 명을 찾아 기름을 붓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굳이 이런 과정을 갖게 하신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요. 하나님이 사람을 택할 때 보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손에 기름 담긴 뿔을 들고 있는 사무엘 앞에 큰아들 엘리압이 지나갔습니다. 그는 이새의 장자로 키가 큰 미남이었습니다. 사무엘은 ‘여호와의 기름 부으실 자가 과연 주님 앞에 있도다’(6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판단한 근거는 그의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7절)고 하셨습니다.

만일 외모가 기준이었다면 하나님께서 사울 왕을 버릴 이유가 없으셨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울의 중심이 변했기 때문에 그를 버리셨습니다. 엘리압이 선택받지 못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일곱 명의 아들이 다 사무엘 앞에 섰지만 하나님의 기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무엘 선지자가 이새에게 묻습니다. “네 아들들이 다 여기 있느냐.” 이새가 대답합니다. “아직 막내가 남았는데 그는 양을 지키나이다.” 잠시 후 막내아들인 다윗이 장막에 들어왔습니다. 성경은 그의 모습에 대해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12절)고 기록합니다. 그가 대단한 미소년이었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그의 내면을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외적으로 보면 그는 들에서 양을 치는 별 볼 일 없는 막내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내면은 중심을 하나님께 드린 아름다운 자였습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평소 관계가 좋을 때는 그 사람의 중심을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과 명예 등 이해관계가 얽혀서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그 사람의 중심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려운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 진리를 좇아 바르게 행동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면 다윗처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울 때 평소 좋아 보였던 신앙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고 하나님을 저버리는 사람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마음의 소유자가 아닐 것입니다. 심령에 성령의 역사가 임할 때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좇아갈 수 있습니다.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사 26:3) 하나님께 인정받고 쓰임 받는 자가 되려면 오직 한 가지 마음의 중심을 하나님께 드리십시오.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십니다.

오창균 목사(서울 대망교회)

◇오창균 목사는 2002년 부산 대망교회를 개척해 목회했고 2013년 서울 송파구 대망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목사안수위원으로 섬기고 있으며 아내인 홍예숙 사모와 치유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