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신현수 “로맨스물 국한된 이미지 벗어난 기회”

입력 2023-04-17 04:04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에서 소대장 이춘호를 연기한 배우 신현수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 테라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티빙 제공

고3의 입시 전쟁을 괴생명체와 전쟁에 빗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으로 배우 신현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구체에서 흩어져 나온 괴생명체의 공격을 받는 전시 상황에서 고3 학생이 수능 가산점을 빌미로 군대에 동원되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다뤘다. 지난달 31일 파트1이 공개됐고, 21일 파트2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신현수가 연기한 이춘호는 성진고 3학년 2반 학생예비군의 훈련을 도맡은 2소대 소대장이다. 신현수를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번 작품은 국내외 드라마 팬들에게 그의 새로운 모습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활약하던 그가 군인으로 완벽히 분해 총기 액션을 선보인 모습이 신선했다는 반응이다. 신현수는 “나의 이전 이미지가 굉장히 로맨스, 청춘물에 국한됐던 것 같다”며 “(춘호는) 이전에 표현했던 캐릭터들과 결이 다른 색다른 모습이었는데 좋은 반응을 얻어서 봄과 나도 함께 개화한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하지만 춘호는 전쟁통에서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아이들을 지키려고 애쓰는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끝까지 살아남으라고 당부한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적인 지휘관의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아이들을 걱정한다. ‘지금 옆에 있는 친구들 끝까지 믿고 의지하면서 서로를 지켜주길 바란다. 그리고 죽지 마라’는 춘호의 마지막 대사는 신현수가 직접 썼다. “저와 고등학생 배우들도 다 같이 대성통곡하듯 울었어요. 감독님도 모니터링을 하다가 눈물을 흘리셨어요.”

촬영에 앞서 신현수는 원작 웹툰을 찾아봤다. 하일권 작가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집중했다. 그는 “수능을 구체(괴생물체)로 변환해서 아이들과 마주하게 했던 거였다. 구체처럼 (아이들에게) 입시는 막연히 싸우고 있는데 왜 싸우는지 모르는 존재였다”며 “파트2에서 아이들은 ‘왜 이 끝없는 전쟁을 왜 하고 있지’하는 의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통을 겪게 된다”고 언급했다.

2013년에 데뷔한 그는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됐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천천히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여기까지 걸어 올라왔다”면서 “군인 춘호를 만나면서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에 대해선 새로운 장을 열어준 작품이라고 요약했다. “장르물을 하면 감정을 진심으로 표현해내는 게 가능할지 의심이 있었어요.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죽음, 살인 같은 주제를 다루잖아요. 그래서 그동안에는 경험한 것을 녹여낼 수 있는 현실적인 작품을 했어요. 그런데 이번 경험을 통해 비록 만들어진 상황에서도 진심이 투영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장르적 특성을 가진 작품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