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팬들 “아, 꼴찌 아닌 것이 신기하당게~”

입력 2023-04-14 04:08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선발진이 시즌 초부터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득점 지원은 아쉽고 뒷문도 불안하다. 웬만한 호투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KIA 선발진은 13일까지 팀이 치른 8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 중 7이닝 이상을 3실점 이내로 묶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투구가 세 차례였다. 1선발 숀 앤더슨은 세 차례 등판에서 평균 7이닝을 소화하며 ‘상수’로 자리 잡았다. 아도니스 메디나와 양현종도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이 중 승리까지 이어진 것은 전날 한화 이글스전뿐이었다. 앤더슨은 개막전에서 6⅔이닝 3실점, 지난 7일 7⅓이닝 3실점(2자책)을 하고도 두 번 다 패전투수가 됐다. 결국 전날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하고서야 첫 승을 안았다.

KIA가 올 시즌 기록한 3승 중 2승은 역설적이게도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간 이의리 등판일에 나왔다. 두 경기에서 KIA 타선은 도합 16점을 냈다.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 낸 점수를 모두 합쳐도 10점으로 크게 못 미쳤다.

투·타 엇박자에 기름을 붓는 건 타선 곳곳에 난 구멍이다. 팀 내 최고 타자 나성범과 올해 큰 기대를 모았던 김도영은 장기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주장 김선빈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리드오프를 맡아줘야 할 박찬호 또한 아직 감을 되찾지 못했다.

포수들은 더 설명할 것도 없을 정도다. 주효상이 13일 한화전 3회말 때려낸 단타가 KIA 포수진의 올 시즌 첫 안타였다. ‘0할’ 타율 오명이 깨지기까지 8경기가 걸렸다.

불펜도 흔들린다. 주전 마무리 정해영이 대표적이다. 전날 한화전에서 5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세이브를 거뒀지만 먼 길을 돌아 왔다. 4⅔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6안타를 얻어맞았고 4점을 내줬다. 평균자책점은 7.71이 됐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론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는 구속이 꼽힌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정해영의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1㎞로 측정됐다. 지난해보다 시속 3.6㎞가량 덜 나오고 있다. 큰 키와 긴 팔을 활용해 위력적인 속구 위주로 승부하는 투구 패턴상 치명적인 변화다.

나지완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전날 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지만 아직 컨디션이 확실히 올라오지 못한 모습”이라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 줄 나성범·김선빈이 빠진 상황에서 불펜 역시 ‘필승조’가 마땅히 안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날 열린 한화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도 똑같은 패턴으로 5대 1로 패배했다. 선발 이의리가 5이닝 1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8회 계투진이 무너지며 한화에 승리를 헌납했다. 타선은 한화보다 두 개 많은 10안타를 때려내고도 1득점에 그쳤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