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집을 ‘레고’처럼 만들 수 있게 된다. 예비 건축주가 미리 준비된 블록형을 가상 공간들을 여건과 취향대로 조립해보고 집을 지을 수 있는 DIY(Do-It-Yourself) 단독주택 상품이 GS건설의 ‘자이(Xi)’ 브랜드를 달고 나왔다.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로망과 함께 꾸준히 커지는 전원주택 시장에서 새로운 품질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GS건설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목조 모듈러(조립식) 주택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가 홈페이지를 열고 본격적으로 B2C(소매) 영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이가이스트 측은 “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취향, 사회적 거리와 프라이버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다. 우리는 획일적인 도시의 고층 아파트에서 벗어나 ‘나만의 집’을 꿈꾸며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전원생활의 로망을 담은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자이가이스트는 건축물 각 모듈(조립형 구조체)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프리패브 공법을 활용한다. 이 방식은 현장 근로자 숙련도에 따라 품질 차이를 보이는 일반 단독주택과 달리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장 공정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설계와 인허가 기간을 제외하고 빠르면 2개월 안에 집을 완성할 수 있다.
자이가이스트가 세운 모듈 전문 설계사 ‘자이가이스트 건축사사무소’는 지난 2년간 50여개 표준 모듈을 준비했다. 건축주는 땅 모양과 원하는 평면에 맞춰 모듈을 조합하며 집을 설계할 수 있다. 옥란 자이가이스트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평면 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표준 모듈로 당장이라도 수십 가지의 원하는 평형을 만들어 볼 수 있다”며 “프리패브 주택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부족한 디자인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목재는 가문비나무·소나무·전나무(SPF) 구조목을 사용한다. 주로 캐나다산이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이 목재를 구조재로 쓰는데 내구성은 100년 이상을 본다고 한다.
자이가이스트는 29.75㎡(9평형) 단일 모듈로 구성된 ‘소형주택 ADU(추가로 붙일 수 있는 주거공간)’도 선보였다. ADU를 먼저 설치해 ‘세컨드 하우스’로 써본 뒤 추후 추가 모듈을 결합해 증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자재비를 포함한 건축비는 3.3㎡(평)당 600만~700만원 사이를 목표 공급가로 잡았다. 자이가이스트 남경호 대표는 “정확한 금액은 평형이나 자재에 따라 달라지는데 메이저 업체 가격 대비 90% 이하로 맞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남 대표는 “교통망 확충으로 도시에서 떨어진 거리에서도 충분히 출퇴근할 수 있고 은퇴 후에도 단독주택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 향후 국내 단독주택 시장은 충분히 확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수요가 확대되면 5년 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