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에 버젓이 ‘대마 공장’… 인터넷으로 재배·제조 배워

입력 2023-04-14 04:06
서울시내 주택가의 ‘대마 공장’에서 재배되다 검찰에 적발된 대마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주택가에서 버젓이 ‘대마 공장’을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모두 20, 30대의 마약류 초범으로 인터넷을 통해 대마 재배 및 액상대마 제조 방법 등을 익힌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서울과 경남의 빌라, 아파트에서 대규모로 대마를 재배·생산·판매한 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인 권모(26)씨와 박모(26)씨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 중랑구의 신축빌라 지하 1층에 약 66㎡(20평) 규모의 대마 제조 공장을 차렸다. 건물주와 이웃 주민들에게는 ‘의료업체를 운영한다’고 속였고, 빌라 주변에 감시용 CCTV도 설치해 단속에 대비했다. 집 내부에는 대형 대마 텐트와 동결건조기, 유압기 등 전문 대마 재배시설을 갖췄다. 또 대마 특유의 냄새를 감추기 위해 최신 환기시설을 사용했고, 순번을 정해 새벽에는 환기하고 낮에는 문을 닫아놓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들은 일반 대마보다 환각성이 3~4배 높은 액상대마도 제조했다. 텔레그램에 29차례 판매 광고를 게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일당을 급습해 식재 상태 대마 5주와 판매 준비를 마친 대마 1.2㎏을 압수했다.

정모(38)씨와 박모(37)씨는 지난해 5월부터 경남 김해시의 아파트 2곳에서 대마를 키웠다. 박씨의 경우 임신한 부인이 함께 사는 아파트에서 대마 재배·판매를 했다. 압수수색 당시 대마 13주와 건조된 대마 580g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1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도 보유하고 있었는데, 검찰은 대마 판매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본다.

4명은 모두 대마를 투약하다 제조·유통까지 손대게 된 사례라고 한다. 다크웹에 퍼져 있는 마약류 정보에 접근해 독학으로 대마 재배법 등을 습득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다크웹 수사팀’이 이들의 꼬리를 밟았다. 다크웹과 소셜미디어 등을 모니터링하는 다크웹 수사팀은 텔레그램에 올라온 판매 광고를 단서로 추적한 끝에 대마 시설을 적발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