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세계 주요국 국민들에 비해 종교적 성향이 옅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이나 사후세계, 천국, 지옥의 존재에 대해 60여개국 국민은 60% 정도가 믿는다고 답했지만 한국인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른 나라의 무신론자 비율은 10%였는데, 한국은 34%에 달했다.
12일 여론조사업체 갤럽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종교적 성향과 실재에 대한 인식’ 설문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갤럽 인터내셔널 75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61개국 성인 5만7768명을 대상으로 전화·온라인·면접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1035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표본오차는 ±3.0% 포인트에 신뢰 수준은 95%다.
‘나는 종교적인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미국 일본 폴란드 케냐 등 61개국 응답자는 평균 6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36%에 그쳤다. 종교적 성향이 가장 높은 국가는 세네갈과 케냐(이상 아프리카)로 각각 97%를 기록했다. 꼴찌는 일본(15%)이었고, 한국(36%)은 48위였다.
‘신의 존재’를 두고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전 세계적으로는 평균 72%가 신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한국인은 4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천국과 지옥의 존재와 관련, 전 세계 국민은 각각 59%, 53%가 ‘있다’고 답했지만 한국인은 각각 30%, 29%에 그쳤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김선일 실천신학 교수는 “한국인들은 과거부터 현세적인 성향이 강했다. 갈수록 종교의 영향이 줄고 세속화가 심화되면서 종교적 성향이 옅어진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