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중국 A지역의 한인교회 윤성규 집사(당시 37세)는 선교지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윤집사의 흔적은 교회 안에 가득했다. 2017년에도 예배당에는 윤집사가 만든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성경 말씀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단 12장3절) 아래 한 청년이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두 손을 뻗고 있는 옆모습이 디자인되어 있었다.
편집디자이너인 윤집사는 본인의 옆모습 사진을 본 따서 모자이크하는 방식으로 청년의 모습을 완성했다. 윤집사가 떠나기 전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알고 보면 영락없이 윤집사의 모습이라서 한동안 성도들은 현수막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성도들은 너나없이 윤집사와 나눈 추억을 꺼내 보였다.
윤집사는 선교에 매년 동참하는 이유를 묻는 성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선교가 아닌 여행은 저에게 큰 기쁨이 되지 못합니다.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부르시니까”
또 개인 사정으로 선교지에 함께 가지 못하여 미안함을 전한 성도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령님은 모든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끄셨습니다. 저로 억지로 어떤 일을 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집사님과 누구보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집사님의 선교를 향한 헌신은 이미 주님께서 다 아실 줄 믿습니다. 미안해하지 마시고 평안함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성도들이 꺼낸 조각들을 모아보면 윤집사의 삶은 선교로 가득했고, 그 마음은 예수님을 닮았다. 장례예배는 은혜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되었다. 장례 기간 중 윤집사의 아버지 윤세영 장로와 어머니 유명희 선교사(2022년 별세)는 교회 성도들에게 눈물로 쓴 편지를 전했다.
“땅끝에서 함께 그분의 길을 예비하며 전진했던 형제자매님들, 그리고 아들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해준 모든 분들의 애통함과 눈물과 사랑을 마음에 새깁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본향으로 돌아갑니다. 아들은 조금 일찍 떠났습니다. 그분이 아들을 너무 사랑하신 나머지 빨리 데려가신 것이라 믿습니다”
2016년 ‘시선을 당긴 현수막(사진)’을 경험한 후 나는 교회와 함께 교회의 많은 이야기를 기록했다. 훈련과 헌신, 교제 등을 기록할 때는 전혀 몰랐지만 돌아보니 교회의 시간 곳곳에 윤집사의 마지막 길이 아름답게 조명되어 있었다.
윤집사는 떠났지만 윤집사의 삶은 기록지에 글자로 또 마음의 별로 남아 있다.
◇'그 하루-그리스도인의 하루'는 신앙생활에 힘쓰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성원 바랍니다.
박성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