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사진) 연락에 나흘째 응답하지 않았다.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차단에 무게를 두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불통은 불길한 시그널이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남북 연락을 차단한 뒤 무력도발을 감행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무응답 이후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10일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오전과 오후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7일 이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과 이틀 넘게 통신이 되지 않은 것은 2021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당초 기술적 문제로 인한 일시적 불통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그러나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불통과 관련해 북한이 최근 진행된 한·미 연합연습과 북한 인권보고서 발간 등에 반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2017년 8월 우리 측의 군사회담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등 의도적으로 연락을 차단한 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였던 전례가 있다. 최근 북한 동향이 심상치 않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북한은 800m 상공에서 미사일을 폭발시키는 ‘핵타격 모의 발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전술핵탄두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수중핵어뢰 실험을 세 번이나 감행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15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