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취약지 출생아 2만5811명… 1년 새 11.3% 급감

입력 2023-04-11 04:06
국민일보DB

최근 제대로 된 분만 환경을 갖추지 못한 농어촌 지역의 출생아 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국적인 합계출산율 감소 추세에 가임기 여성의 이탈이 더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105개 분만취약지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20년 2만9085명에서 2021년 2만5811명으로 1년 새 11.3%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가 27만2337명에서 26만562명으로 4.3% 감소한 데 비해서도 배 이상 큰 감소 폭이었다.

분만취약지란 1시간 내에 방문할 수 있는 분만 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뜻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A등급 분만취약지 30곳은 해당 기간 출생아 수가 4000명에서 3460명으로 13.5%나 줄어 한층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다. 전남 함평군과 충북 보은군에서는 각각 37.1%, 36.6% 출생아 수가 줄기도 했다.


산부인과나 분만실이 없는 지역의 출산율은 급락했다. 2021년 12월 기준 영업 중인 산부인과나 분만실이 없던 63개 시·군·구의 출생아 수는 2020년 1만6151명에서 이듬해 1만3133명으로 18.7% 줄었다.

젊은 여성이 떠나자 산부인과가 사라지고, 산부인과가 사라지자 다시 젊은 여성이 지역을 떠나는 악순환도 나타났다. 105개 분만취약지의 가임기 여성(15~49세) 수는 2020년 109만716명에서 이듬해 104만4445명으로 4.2% 감소했다. 특히 30대 여성은 28만3539.5명에서 26만8130명으로 1년 새 5.4%나 줄었다.

다만 대부분이 수도권 바깥의 농어촌 지역인 분만취약지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높다. 2021년 105개 분만취약지 가운데 90개 지역이 전국 평균(0.81명)보다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비수도권의 합계출산율이 수도권보다 높고, 농어촌 지역은 다자녀 출생 비율이 높은 다문화가정 비중이 비교적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일부 분만취약지에선 다문화가정 출생아 수가 전체 출생아 수의 5분의 1에 육박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