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개입 의혹 CCTV에 천공 없다”

입력 2023-04-11 04:06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대통령 관저. 오른쪽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알려진 역술인 천공. 뉴시스, 유튜브 정법TV 캡처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국방부 등의 관련 CCTV를 분석한 결과 천공이 등장하는 영상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천공은 변호인을 통해 관여 의혹을 부인하는 진술서를 제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0일 “확보한 CCTV에 대한 분석이 종료됐다. 천공이 촬영된 영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 하는 동시에 천공이 다녀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육군참모총장 공관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확보했다.

경찰이 복원한 영상은 지난해 3월 한 달 동안 촬영된 것으로, 총 4테라바이트(TB) 분량이다. 영화 약 2000편 정도 되는 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흐린 영상은 있지만, 인위적으로 조작되거나 삭제된 정황은 없다. 사각지대가 있을 가능성도 작다”고 말했다. 다만 영상이 덧씌워지는 방식이라 일부 흐릿하거나 복원되지 않은 영상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 분석을 마친 경찰은 조만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 의혹을 제기한 인물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 저서에서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천공이 관저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공관 관리관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천공에 대한 대면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애초 지난달 말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천공은 출석 대신 이달 초 “나는 의혹과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다. 경찰 관계자는 “천공의 구체적인 진술이 필요하다”며 “서면과 전화로 출석 요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