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상하이에 배터리 ‘메가팩’ 공장 신설

입력 2023-04-11 04:04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로고가 2020년 2월 2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한 대리점에 세워진 모델 X 차량에 부착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기존 전기차 생산 공장에 이어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짓는다. 미 정부의 의도와 달리 전 세계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9일 상하이에서 우칭 상하이 부시장 등 현지 관리와 타오린 테슬라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메가팩 생산 공장인 ‘메가팩토리’ 건설 계약식을 체결했다. 테슬라는 자사의 전기차 생산 공장인 ‘기가팩토리’가 위치한 상하이 린강 자유무역구 내에 올 3분기 착공해 내년 2분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연간 1만개의 메가팩을 생산할 계획이며, 총 저장용량은 약 40GWh(기가와트시)다.

테슬라는 상하이 메가팩토리가 회사의 에너지 통합 솔루션 구축과 글로벌 보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개인 트위터 계정에서 “상하이 메가팩 건설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메가팩 공장 생산량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재 캘리포니아 라스롭 지역에 연간 1만개의 메가팩을 생산하는 공장을 두고 있다.

테슬라의 대중 투자 확대는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이뤄진 것이어서 미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애플 등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을 축소하는 반면 테슬라는 중국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테슬라의 중국 활동이 순조롭지는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 확장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중국의 정보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로 올 초 지연됐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을 1년 넘게 소유해 온 헨리 예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 북부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테슬라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 관련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2019~2022년 테슬라 직원들이 내부 메신저로 고객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차량 영상을 돌려봤다는 의혹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김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