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끊긴 스타트업… MZ 구직자도 발길 끊었다

입력 2023-04-11 04:08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직장이었던 스타트업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스타트업계 투자 유치가 줄어들면서 취업을 기피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올해 1분기 스타트업 투자유치금액이 8958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인 3조9038억원과 비교하면 77% 감소한 수치다. 투자건수도 지난해 477건에서 올해 271건으로 43%가량 줄어들었다. 투자가 줄면서 스타트업계가 취업시장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다.

공대 출신 김모(29)씨는 지난해 늦깎이로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하다 최근 방향을 바꿨다. 김씨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과 같은 보상을 받길 원했다”면서 “올해는 스타트업계 채용 규모도 줄고 들어간 회사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안정적인 대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구직시장에서 큰 인기였다. 취업 플랫폼 잡플래닛의 지난해 기준 재직자 근무만족도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벤처와 스타트업 19곳이 이름을 올렸다. 또 연간 3건 이상의 채용공고를 올린 기업 15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직원 평점 1위는 스타트업이었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5월 106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스타트업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로 ‘높은 성장 가능성’이 43.7%로 가장 많았다.

인재가 가장 중요한 스타트업계는 침울한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큰 스타트업부터 작은 스타트업까지 인력을 많이 줄이고 임금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