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골드바’ 세탁…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입력 2023-04-11 04:04
뉴시스

보이스피싱으로 챙긴 돈을 골드바(금괴)로 ‘세탁’해 외국으로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0대 고등학생 2명도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속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0일 저금리 대환대출을 미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뒤 범죄수익금을 골드바로 환전해 해외로 빼돌린 혐의(사기)로 국내 환전 총책 30대 A씨 및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A씨와 고교생 2명 등 총 3명은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중국에 있는 콜센터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무작위로 저금리 대환대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연락을 해 온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이를 통해 각종 개인정보를 빼내고 통화내용을 도청하기도 했다. 이렇게 취득한 정보로 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약 4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4단계에 걸쳐 돈세탁을 했다. 피해금으로 골드바를 샀다가 이를 다시 환전한 뒤 현금을 수거해 해외에 있는 조선족 총책에게 전달했다. 고교생 피의자 2명은 보이스피싱 범죄 경험이 있는 지인으로부터 가담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르바이트로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들이 해외 조직원들로부터 위챗 등 SNS를 통해 범행을 지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조선족 총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범죄수익금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피해액 4억원 중 3억원가량은 동남아 국가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다. 일당에게 압수한 1억원 상당의 골드바 및 현금은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