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문화·이념 초월한 복음의 통로 역할 넓혀갈 것”

입력 2023-04-11 03:03
이용경 CGN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에 위치한 CGN 사옥 앞 육교 위에서 팔짱을 낀 채 미소 짓고 있다. CGN은 개국 18년 만에 CGNTV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비전을 갖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도전’ ‘소통’ ‘남 따라 하지 않는 것’.

CGN 이용경(79) 대표가 지켜온 삶의 원칙이다. 과학 기술자, KT의 초대 CEO(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잘 닦여진 길이 아닌 자신이 가치 있다고 믿는 미지의 길을 개척해 왔다. 30여 년간 광통신 분야에서 종사했고 2002년 세계 인터넷 상거래 협의체(GBDe) 의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한국을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강국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2016년 12월 CGNTV의 대표로 부임한 뒤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경영인으로서의 경험과 정보통신 분야의 탁월한 역량을 바탕으로 기독교 최초의 OTT플랫폼 ‘퐁당’을 출시해 비대면 복음화에 앞장섰다. 개국 18주년을 맞은 올해는 CGNTV에서 TV를 뺀 ‘CGN(Christian Global Network)’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79세에도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열정 많은 이 대표를 지난 3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CGN 사옥에서 만났다.

-CGN 설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 걸어온 길을 평가해 본다면.

“고 하용조 목사님은 ‘할 수 있는 일보다 해야만 하는 일’을 더 강조했다. 많은 사람의 우려에도 해외 선교사들을 위한 방송을 위해 위성망을 가진 통신을 찾고 있었다. 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KT밖에 없었다. 마침 그때 내가 대표로 재직 중이라 그 일을 도울 수 있었다. 그 통신망이 지금의 CGN이 됐다.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실천하기 위해 힘써온 CGN의 18년은 여호와 이레를 경험하는 기적의 역사와도 같았다.”

-광고가 아닌 후원자들의 헌금으로만 운영되는 방식을 계속 고집해오는 이유가 있나.

“CGN의 초기 설립 정신이 교단이나 교파에 치우치지 않고 순수 복음 콘텐츠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복음의 메시지를 상업화하지 않고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이 들어도 하나님이 채우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했다. 모두가 반신반의했지만 지금까지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역사를 직원들과 후원자들이 경험하고 있다.”

-새 이름 CGN이 의미하는 바와 비전은 무엇인가.

“변경된 CGN의 로고는 콜론(:)이 모티브다. 성경의 장절을 표시할 때 콜론(:)을 사용하는 것처럼, CGN 뒤에 붙게 되는 새롭고 다양한 단어들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선교 미디어 CGN 어디서나 모두에게’라는 새로운 비전으로 복음이 필요한 곳에 통로가 되고 진리 안에서 하나 되기를 꿈꾼다는 뜻이다.”

-미디어 산업이 확장, 발전하는 가운데 기독교 미디어 방송으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도전과 변화를 시도 중인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케이블, IPTV, 모바일, 유튜브 등 플랫폼의 확장과 더불어 차별화된 복음 콘텐츠를 선보이며 도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2021년 기독교 최초로 OTT 플랫폼 ‘퐁당’을 출시해 무분별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균형 잡힌 콘텐츠를 구축해오고 있다. 말씀의 본질은 지키면서도 세대와 문화, 이념의 벽을 뛰어넘는 콘텐츠를 통해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퐁당’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지 2년이 지났다. 어떤 변화와 성과가 있었나.

“현재 약 12만 명의 가입자가 ‘퐁당’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수용자들에게 익숙하게 자리 잡게 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콘텐츠 수용자들이 조금 더 선별되고 유익한 기독 콘텐츠를 ‘퐁당’에서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한국교회와 공유하기 위해 오는 5월 ‘퐁당’ 콘퍼런스를 준비 중이다.”

-준비 중인 ‘퐁당’ 미디어 콘퍼런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변화된 목회 현장의 미디어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 미디어 활용에 익숙한 다음세대를 위해 교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영역은 무엇인지, 우리보다 10년 앞서 기술과 미디어를 목회 현장에서 접목해온 해외 교회 사례, 국내외 유명 연사들을 초청해 강연할 예정이다.”

-특별히 CGN이 다음세대 콘텐츠 사역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릴 적 갖게 되는 신앙은 삶의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들이 먼저 기독교적 가치관을 갖고 양육해야 하는데 실제는 차이가 많다. 어린이 성경 읽기 ‘고고 바이블’ ‘갓툰’ 등 쉽고 재밌는 콘텐츠로 성경에 다가가도록 일조하고 있다. 다음세대를 위한 콘텐츠 제작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 온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달려라퐁당’ 캠페인도 오는 29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다. 이를 해외 6개 지사와 협업해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을 나눠달라.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제작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 직원들 가운데 건강, 자녀 문제 등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 하나님 앞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마음과 우선순위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달라.”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