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사심을 기념하는 예배가 전국에서 이어졌다. 한국교회는 연합으로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 처음으로 대규모 도심 퍼레이드를 열면서 대한민국 회복의 열쇠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임을 선포했다. 야외에서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린 것은 3년 만이다.
한국교회 72개 교단은 9일 서울 중구 영락교회(김운성 목사)에서 ‘2023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처음 열린 부활절연합예배에서 참석자 2500여명은 예수 부활을 축하하고 희망의 찬송을 불렀다.
설교를 맡은 장종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 총회장은 부활 신앙으로 성도들의 영적 성숙과 한국교회의 연합을 이뤄가자고 당부했다. 장 총회장은 “부활의 주님을 마음으로 믿고 입으로 고백할 때 한국교회에 다시 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반드시 하나가 돼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 나라와 민족의 등불로서 나라의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의 줄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도들은 부활절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새 삶을 결단했다. 참석자들은 “성령의 열매 맺는 예배자의 삶을 실천하고, 고통받고 희생당한 이들을 보살피며, 복음 통일을 이루는 일에 힘써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교회는 튀르키예 지진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등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고 우리 사회를 사랑으로 채우고 있다”고 격려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 목사)는 서울 중구 구세군서울제일교회(최일규 사관)에서 부활절새벽예배를 드렸다. 설교를 전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지진과 전쟁 속에서 평화를 외치고 절망이 와도 소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은 오직 교회”라며 한국교회가 부활 신앙을 선포하고 새롭게 갱신할 것을 권면했다. NCCK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가 함께 준비하던 남북 공동기도문은 올해도 북측과 합의하지 못해 남측이 작성한 초안만 발표됐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해진 지 138년 만에 처음으로 부활절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행렬을 촬영하며 동참했다. 이승희(48·여)씨는 “자녀들에게 우리나라 기독교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부활의 기쁨을 전국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호주인 메르시니(41·여)씨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가족과 경복궁을 구경하러 왔다가 우연히 퍼레이드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부활절 달걀도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며 반색했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과 광화문의애국시민들(전광훈 목사)도 광화문광장에서 ‘2023 한국교회 자유 통일을 위한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렸다.
전국 17개 시·도 지역에서도 부활절연합예배가 이어졌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강안실 목사)는 부산시민공원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울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윤재덕 목사)는 북구 우정교회(예동열 목사)에서, 대구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건호 목사)는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각각 예배를 드렸다. 대구지역 연합예배 후에는 가수 백지영과 헤리티지 매스콰이어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도 이어졌다.
박용미 장창일 유경진 박효진 기자, 조승현 인턴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