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이 ‘포켓몬빵’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식품·유통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헬로키티, 쿠로미, 포비, 싸개, 벨리곰(사진)…. 너도나도 캐릭터가 그려진 갖가지 상품을 내놓거나 캐릭터 이벤트를 하고 있다.
SPC삼립은 ‘산리오캐릭터즈 빵’ 10종을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산리오캐릭터즈의 헬로키티, 시나모롤, 마이멜로디, 쿠로미 등의 캐릭터가 그려진 스티커를 동봉한 빵과 디저트다. 102가지의 스티커를 무작위로 담아 수집욕을 자극했다. SPC삼립은 앞서 포켓몬 스티커를 넣은 포켓몬빵으로 품절 사태까지 낳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편의점 업계도 캐릭터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CU는 지난달 뽀로로 애니메이션 속 북극곰 캐릭터 ‘포비’의 확장판 캐릭터 ‘포비빅’ 콜라보 빵을 출시했다. 산리오캐릭터즈와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포장지에 산리오 캐릭터가 그려진 ‘제주우유샌드’를 출시했다. GS25도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짱구가 그려진 굿즈를 내놨다.
직접 만든 캐릭터를 내세우는 곳도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해 전면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50대 이상 고객이 많은 홈쇼핑의 한계에서 벗어나 20~30대 젊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MZ세대 사원 3명이 아이디어를 내 개발한 캐릭터다. 각종 굿즈 제작은 물론, 지난 1일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메인광장에 18m 초대형 벨리곰을 설치했다. 벨리곰 유튜브 채널이 6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자 롯데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도 벨리곰과 협업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달 캐릭터 ‘버거버거’와 ‘싸개’를 선보였다. 햄버거와 종이 포장지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가 그려진 휴대폰 케이스 출시하고, 노브랜드 버거 매장 곳곳을 캐릭터를 활용해 꾸미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캔에도 캐릭터를 그려서 내놓는다.
이런 캐릭터 마케팅은 비용에 비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크다. 또 제품에 캐릭터를 접목하면 본래 기능 외에 수집품으로써의 기능도 갖게 된다. 한때 열풍이 일었던 SPC삼립의 포켓몬빵에 동봉된 포켓몬 스티커는 당근마켓 등에서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캐릭터가 들어가면 제품의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하나 살 것을 여러 개 사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