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 연 평균 소득은 1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1년 전보다 평균 자산이 50억원 가량 줄었다. 고액 자산가들은 경기 변동에 대비해 금융자산 중 현금과 예금 비중을 배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9일 발간한 ‘2023 대한민국 웰스(Wealth)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슈퍼리치(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또는 총자산 300억원 이상 보유자)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이었다.
슈퍼리치의 자산 구성 변화를 보면 1년 새 부동산은 평균 206억원에서 156억원으로 줄었고, 금융자산 평균은 150억원에서 161억원으로 늘면서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비슷해졌다.
금융자산 중에서는 현금·예금 비중이 1년 만에 25%에서 58%로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주식의 비중은 45%에서 16%로 쪼그라들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측면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슈퍼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12억3000만원이었다. 이중 재산 소득 비중이 39%(4억8000만원)로 가장 컸다. 나머지는 사업소득(28%·3억5000만원), 근로소득(21%·2억6000만원), 기타소득(12%·1억5000만원)으로 구성됐다. 또 슈퍼리치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저축(57%)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의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았고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순이었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로 부자들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슈퍼리치 중에는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가 가장 많았다.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의 비율은 8.5%로 알려졌지만, 슈퍼리치 중에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형이었다.
한편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 중 79%는 올해 실물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경기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84%에 이르렀다. 반면 주식 시장은 부동산 시장보다 이른 올 하반기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가 전체의 47%였다. 그럼에도 부자들은 향후 투자 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 부동산(32%)을 꼽았다. 이어 예금(22%), 주식(14%), 펀드·신탁(10%), 채권(10%) 등의 순이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