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무 끝 공보의 절반 ‘집으로’… 취약지역 ‘의료 공백’ 어떡하나

입력 2023-04-10 04:04

충남의 한 보건소는 지난달 근무하던 공중보건의사 절반이 전역했다. 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머물며 어르신들 건강을 살폈던 공보의 절반이 사라지면서 당장 남은 인원으로 11개소의 순회 진료를 돌고 있다. 여기에 최근 충남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로 대피소 진료까지 더해지면서 진료 인력은 더 부족해진 상황이다. 매일 이뤄지던 순회 진료는 새 공보의 배치까지 약 3주 동안 공백이 생기면서 격일 등으로 벌어진 상태다.

당장 신규 공보의 배치 계획이 나왔지만, 이 지역은 기존에 있던 인력보다 3명이 줄어들었다. 전체 공보의 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한 보건소 주무관은 “보건지소의 경우에는 교통이 불편한 곳에 있어서 어르신들이 진료를 보러 일부러 나와야 한다”면서 “그런데 막상 보건지소에 가도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왜 의사가 없냐’고 항의하는 민원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신규 편입된 공보의 인원은 1106명이었다. 반면 올해 3년 차를 맞아 복무가 만료되는 공보의는 1290명이다. 신규 편입되는 인원이 184명가량 줄어든 것이다. 분야별로 보면 의과가 279명 감소했고 치과와 한의과는 각각 48명, 47명이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 내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당장 강원도의 경우, 지난달 도내 전체 공보의(292명)의 절반(41%)가량인 120명이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새로운 인력은 기존 규모보다 줄어드는 데다, 인력을 배치한다고 해도 오는 14일 이후여서 의료 공백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공보의 규모는 꾸준히 줄고 있다. 신규 편입된 공보의 총인원 수(의과·한의과·치과 등)는 2021년부터 1000명대로 비슷하지만, 의과 인력은 크게 줄었다. 2017년 814명이던 의과 신규 공보의는 지난해 511명, 올해 45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복지부는 “한정된 의대 정원 내에 여학생 비율이 차지하는 비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현역병과 비교해 장기 복무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신규 공보의를 의료 낙후 지역에 우선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90%에 달하는 인원이 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구조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을 농어촌 의료 취약지 중심으로 배치하고, 보건지소 순회 진료 등을 확대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나 차민주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