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다니엘이 노예 출신임에도 이방인의 땅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며 탁월한 총리로 쓰임 받았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하나님께 (영적) 과외를 받았기에 가능했습니다. 자녀들이 다니엘처럼 탁월한 인물로 성장하려면 부모는 어릴 때부터 예배자로 키워야 합니다.”
한홍(57) 새로운교회 목사는 모세 요셉 다윗 등 이스라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영적 지도자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이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신앙 교육을 받으며 영적 토양이 다져졌다고 봤다.
‘모세’ 키우려면 교회학교 투자해야
한 목사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교회 목양실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애굽왕 바로가 히브리인 아기들을 죽이던 시대에 모세가 태어났다. 교회학교가 침체됐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교회학교에 더 정성을 들여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일 때 한국교회는 큰 타격을 입었고 그 중에서도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교회학교였다. 그러나 새로운교회 교회학교는 흔들리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 1000명 정도가 출석하던 교회학교는 코로나 기간 더 부흥해 현재 1200여명이 출석한다. 이는 대면예배가 불가능하던 시기에 온라인 교육 콘텐츠에 더 투자했기에 가능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제작한 온라인 예배 영상 등은 새로운교회 성도는 물론 유튜브 등을 통해 예배를 접한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 목사는 서울 온누리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다 2009년 교회를 개척할 때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교회’를 지향했다. 교회학교 시스템 구축과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주님 안에서 ‘불금’ 보내는 가족
교회학교 중심의 사역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정사역(마더와이즈 대화스쿨 부부학교) 등이 추가됐다. 한 목사는 “교회학교를 하면서 자녀보다 어머니 아버지를 먼저 성경적으로 세워야 함을 느꼈다. 자연스럽게 가정사역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야곱 요셉 다윗 등을 보면 이들은 부모·자녀 간의 갈등, 자녀 방임 등이 있는 역기능 가정에서 자랐다”며 “강단에서 세대 간 화합 등 가정의 중요성을 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예배드리고 훈련받는 프로그램인 ‘패밀리 임팩트’를 개설했는데 성도들의 호응이 높다. 다음세대와 가정을 세우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주님 안에서 함께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보내자는 취지로 마련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2학기로 진행된다.
훈련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구분해 마련했다. 미취학부터 학령기 아이들은 ‘펀펀(FunFun) 바이블’을 통해 게임을 하면서 성경 이야기를 배운다. 청소년들은 ‘청소년 서당’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미디어를 분별하고 사용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자녀들이 훈련받는 시간에 부모들은 ‘부모학교’에 참석해 성경적으로 자녀를 양육하고 소통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교회는 2019년에 이어 올해 7월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전 세대가 함께 하는 ‘패밀리 심포니’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교회학교의 여름성경학교와 수련회, 청·장년층을 위한 특별 집회 등이 함께 열린다.
핵심교리 알면 이단에 뚫리지 않아
교회의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건 촘촘한 양육 사역이다. 한 목사는 “모든 양육의 기초는 성경을 정확하게 알고 성경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만들도록 한다”고 했다.
등록 교인들은 성경 66권을 큰 숲에서 훑어보는 ‘성경 속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기독교 핵심교리를 14주 과정으로 정리한 ‘기독교 기초 교리 일대일 양육 프로그램(CES)’를 배운다. 특히 CES는 ‘멘토 스쿨’을 수료한 멘토들이 멘티들을 양육하는 과정이다. 교회에는 멘토 스쿨을 수료한 이들이 400명 이상 된다.
한 목사는 “교회를 오래 다녀도 성부·성자 하나님, 종말론, 성령의 은사와 복음주의에 대해 모르는 성도들이 많다”며 “기독교 기본 교리를 알지 못하면 이단에 뚫리기 쉽다. 성도들이 기독교의 핵심 내용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물 없는 교회, 성도가 교회 되다
이민 1.5세대인 한 목사는 1990년대 중반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의 초청으로 한국에 방문했다가 한국교회를 섬기게 됐다. 새로운교회는 개척 후 지난 14년간 건축 없이 건물을 임대해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매주 교회는 장년 3000여명이 각종 예배를 드리기 위해 준비하느라 쉴 새 없이 분주한 모습을 연출한다.
한 목사는 “이런 야성이 교회를 살아있게 하는 것 같다. 새로운교회는 교회가 건물이 아닌 성도들임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목사는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소그룹 운영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가 질적으로 건강하면 양적으로도 성장하게 됩니다. 성도들을 튼튼하게 양육하려면 소그룹 내에서 그것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