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친윤석열)계끼리 맞붙은 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윤재옥 의원(3선·대구 달서을)이 국민의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김기현-윤재옥 투톱’ 체제로 지도부 정비를 완료한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 준비 모드에 본격 돌입하게 됐다. 윤 신임 원내대표는 하락세인 당 지지율 회복과 여소야대 상황에서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윤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109명 중 65명의 지지를 얻어 44표에 그친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을 이기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오늘부터 상황실장의 자세로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겠다”며 “거대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의원 여러분과 함께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1961년생인 윤 원내대표는 경찰대 1기에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한 이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경찰 재직 당시 경북경찰청장, 경찰청 정보국장, 경기지방경찰청장 등 요직을 지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대구 달서을에서 당선된 뒤 21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윤 원내대표는 풍부한 원내 경험이 강점으로 이번 경선에서도 이 점이 득표에 큰 도움이 됐다. 2018~2019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드루킹 특검법’ 처리를 이끌어 냈다. 협상력과 추진력이 뛰어나고, 치밀하고 꼼꼼한 일처리로 유명하다.
하지만 윤 원내대표가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우선 최근 당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2%로 집계됐다. 39%였던 3월 첫째주 같은 조사 때보다 7% 포인트 빠졌다.
또 내년 총선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0%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36%)보다 높았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을 만나 “지지율 문제는 조금 시간을 갖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야당과의 얼어붙은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도 과제다. 민주당은 당장 4월 임시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간호법 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쌍특검’(50억 클럽 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 법안 등 여야 입장이 첨예한 현안들이 쌓여 있다.
윤 원내대표는 “사실상 지금 (야당과) 협상 테이블에 함께하는 것 자체가 잘 안 되는 그런 상황”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만나서 필요한 일들을 의논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