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국정’ 부각 국민의힘 “巨野 심판론 휘몰아칠 것”

입력 2023-04-07 04:08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빚어진 최고위원들의 말실수 논란과 관련해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주호영 원내대표, 오른쪽은 김병민 최고위원. 이한결 기자

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3·9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권을 다시 찾은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해 지금의 ‘여소야대’ 지형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일보는 6일 총선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에게 내년 총선 전망과 함께 국민의힘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를 물었다.

국민의힘은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정부·여당의 민생 행보 발목을 잡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거대야당 심판론’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또 수도권 중도층과 MZ세대·저소득층·소상공인 등에 ‘맞춤형 민생정책’을 내놓으면서 ‘일하는 여당’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득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거대야당 횡포, 국민이 심판할 것”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거대야당의 입법 횡포를 국민이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국민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행태를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총선 전까지 피부에 와닿는 민생정책들을 꾸준히 내놓고, 공천에서 국민이 인정할 만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 되면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독주와 국회에서의 전횡이 너무 심했다는 것을 국민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이어 “이런 와중에도 윤석열정부는 국가 백년대계를 보며 노동·연금·교육개혁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고 있고, 이는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도 “모든 지역과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고, 이를 효능감 있게 잘 전달해 여당 지지를 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배 부총장은 또 “설령 그렇게 내놓은 정책들이 거대야당에 막히더라도, 여당이 진정성을 보일 수 있다면 국민은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어야겠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정책 성공하면 지지율 반등”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민생정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 특위 1호로 ‘민생특위’를 띄웠고, 당내 정책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에게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이어 청년세대 교통비·통신비 지원까지 검토하고 나서면서 MZ세대 마음잡기에 ‘올인’하는 중이다.

수도권 초선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지층은 60~70대에 몰려 있고, 민주당 지지층은 주로 40~50대”라며 “우리나라 인구에서 40~5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20~30대 MZ세대를 어떻게 끌고 올지에 총선 승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정치적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국정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은 “근로시간 개편안 등 정책 발표 과정에서 당정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혼선을 빚은 측면이 있고, 국민이 정부의 ‘대일 외교’를 완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당정이 손발을 맞춰가고 있고, 외교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지율은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스템 공천으로 공천파동 막겠다”

국민의힘은 민생정책 추진과 동시에 공천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총선 승리의 핵심은 공천에 따르는 잡음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며 “지난 20대와 21대 총선 때 발생했던 공천파동을 반성적 차원에서 되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략기획부총장은 “계파 공천이 끼어들 틈이 없는,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중진의원은 “공천에서 계파갈등이 빚어질 경우 총선은 필패”라며 “안철수 의원이든, 이준석 전 대표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든 경쟁력만 있다면 모두 끌어안고 가야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여당, 반사이익 누릴 수도”

정치 전문가들은 중도층의 선택을 받는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유권자 중에서 20%로 추정되는 중도층의 선택이 총선 결과를 결정할 것”이라며 “민생 현안에 대해 지역별·세대별·성별 맞춤형 공약을 치밀하게 제시하는 정당이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도층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이 반발할 가능성은 국민의힘이 풀어야 할 숙제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민주당이 ‘개딸’(개혁의 딸들)이라는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듯이, 국민의힘도 전광훈 목사와 같은 강성 지지층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강성 지지층과의 관계 설정이 내년 총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승함 연세대 정외과 명예교수는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가 굉장히 무겁고, 그런 이 대표를 방패막이하는 정당이 과연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냐는 평가들을 유권자들이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지 구자창 박성영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