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폭격기, 한반도 떴다… 北 도발 동향 감지했나

입력 2023-04-06 00:02
AP연합뉴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H(사진)가 한 달 만에 한반도 상공에 다시 출동해 우리 공군과 연합 공중훈련을 5일 펼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북핵수석대표가 6일 한국을 방문한다. 우리 측 북핵수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다음 날 이들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를 갖고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미·일 3국의 국방·외교 당국의 긴박한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의 구체적인 도발 동향을 감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월에는 북한의 정치적 기념일이 몰려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구실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35~45도) 발사 등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초대형 도발에 나설 경우 한반도 긴장은 크게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국방부는 이날 B-52H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의 F-35A 전투기 및 미군 F-35B, F-16 전투기와 함께 한·미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서는 한·미 전투기가 적의 공중위협으로부터 B-52H를 엄호하는 연습이 펼쳐졌다.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52H는 사거리 200㎞의 핵미사일을 포함해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할 수 있다. 한·미는 지난달 6일에도 B-52H를 서해 상공에 출격시켜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B-52H는 지난주 방한한 미 항공모함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라며 “미국 주요 전략자산의 연속된 한반도 전개는 대한민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결의와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미·일 외교 당국도 북한 대응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6일 나란히 한국을 찾는다. 이날 한·미, 한·일, 미·일 간 ‘3각’ 양자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7일에는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회의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를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국방·외교 당국의 긴밀한 북핵 공조 움직임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4월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추대 11주년(11일)과 국방위 제1위원장 추대 11주년(13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1주년(1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1주년 (25일) 등이 몰려 있어 북한이 이날 중 하나를 택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달 중 군사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예고한 상태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가장해 태평양으로 ICBM을 정상각도로 쏠 경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진 박준상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