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피신 중국 기독교인들 강제송환되나

입력 2023-04-06 03:04
메이플라워교회로 일컬어지는 중국 선전성개혁교회 성도들이 지난달 31일 파타야 지방법원으로 가기 위해 태국 파타야 농프루 경찰서 앞에서 경찰 통제하에 건물을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한국 제주도→태국 방콕→중국 강제송환?’

종교 박해로 중국에서 피신해 태국에 머물고 있는 광둥성 선전성개혁교회 성도 63명이 추방과 더불어 본국 강제송환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회는 17세기 초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영국에서 북미 대륙으로 떠난 이들을 실은 배의 이름을 따 ‘메이플라워교회(Mayflower Church)’로 불리고 있다.

5일 기독교박해 감시 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Aid)에 따르면 태국에 있는 메이플라워교회 성도들이 현지 이민구금센터(IDC)에 구금돼 있으며, 추방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앞서 이들은 2019년 종교의 자유를 찾아 중국을 탈출, 3년 가까이 한국 제주도에 살면서 수차례에 걸쳐 종교적 망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난민 신청을 받아주지 않자 이들은 유엔 난민 지위 신청을 위해 지난해 8월 태국 방콕으로 향했다. 지난해 12월 태국 당국은 이들에게 중국대사관을 통해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성도들은 비자 갱신을 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 체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태국 당국은 지난달 30일 파타야에 숨어 있던 메이플라워교회 성도 중 성인들을 비자 기간을 초과한 불법체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본국으로 강제 송환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구금된 상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국장인 일레인 피어슨은 이달 초 성명을 통해 “시진핑 치하에 있는 중국 ‘가정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괴롭힘과 자의적 체포, 투옥 등에 직면해 있다”며 “태국 당국은 중국 기독교인들이 처산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들을 강제로 돌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차이나에이드 대표인 밥 푸 목사는 “중국 정부가 (구금된 성도들의) 송환을 요구하기 전에 국제사회가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다”며 메이플라워교회 성도들을 향한 전 세계 교회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