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맨몸·맨손으로 일군 소명의 여정

입력 2023-04-07 03:05

소강석 목사를 수식하는 말들은 그가 걸어오며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둔 숱한 사역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수많은 열매의 토양이자 출발점을 들여다보면 하나로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3M(맨발 맨몸 맨손)’이다. 스스로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보다 ‘맨발의 소명자’를 푯대처럼 대하는 모습도 이를 방증한다.

저자는 초심처럼 가슴에 새긴 ‘맨손 맨발’을 주제로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불신 집안에서 쫓겨나고, 가진 것 하나 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부흥을 넘어 한국 기독교를 바로 세워나가는 여정은 눈물겹다.

같은 이름의 책이 26년여 시간을 흐르는 동안 두 번에 걸쳐(1차 개정증보판은 2004년) 개정증보판이란 이름으로 출간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교회 다시 세움’이란 시대적 사명이 저자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교회 위기의 시대에 ‘패스파인더’(path finder·길잡이)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할 땐 소 목사 특유의 밀도 있는 연구와 분석, 거침없는 직언이 뇌리에 각인된다. 특히 ‘창조적 퍼스트 무버’ ‘캐슬 빌더를 뛰어넘는 킹덤 빌더’ ‘포스트 엔데믹 시대의 연합’ 등은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에게도 통찰을 주기에 충분하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