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유족 “가상화폐 노렸다는 건 핑계”

입력 2023-04-05 04:03
서울 강남구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 살해 사건 용의자 3인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는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연모(30)씨, 황모(36)씨, 이모(35)씨. 연합뉴스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 피해자 유족 측이 “‘가상화폐를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피의자들 진술은 핑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 A씨의 남편 B씨는 최근 주변에 “죽어서는 안 될 사람이 죽었다”며 극심한 고통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다른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그는 형집행정지로 잠시 풀려난 상태다.

B씨는 아내 빈소를 찾은 지인들에게 “잘못됐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나오는 피의자들 진술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황모(36)씨와 연모(30)씨는 경찰에서 “A씨가 보유한 가상화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A씨 부부가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연루됐는데, 이번 범행 주범으로 지목된 이모(35)씨 등 투자 손실을 본 이들이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최근 B씨를 만난 한 지인은 “(B씨가)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를 노린 범죄도, 자기들의 책임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일정 부분(코인 투자자 모집 및 투자 실패) 잘못은 있겠지만, 세간에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다고 했다”며 “코인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했다고 해서 납치 살인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근 A씨와 함께 가상화폐 관련 업체에서 근무했던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씨와 피해자와의 관계, 사건 배후라는 의심을 받는 40대 부부와 피해자 간의 분쟁 상황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