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5명 중 1명꼴 “챗GPT로 설교 준비 경험”

입력 2023-04-05 03:01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목회자 5명 가운데 1명은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를 설교 준비에 활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회자 46%는 향후 자신의 설교 준비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AI 기술이 묵상이나 연구시간 감소 등 목회자의 자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챗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챗GPT에 대한 목회자 인식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지난달 24~25일 담임목사 325명, 부목사 325명 등 목회자 6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목회자는 일반 국민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챗GPT를 사용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47%가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진행한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사용 경험은 36%였다. 챗GPT를 사용해 본 목회자들은 만족도가 높았다. ‘만족한다’(52%)가 ‘불만족’(15%)의 3배 이상이었다. 챗GPT의 답변에 대해서도 81%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챗GPT를 사용해 본 목회자 중 42%는 목회나 설교에 이를 활용했다. 조사에 참여한 목회자 전체로 환산하면 5명 중 1명꼴인 20%”라고 설명했다. 목회에 가장 많이 사용한 분야는 ‘설교 또는 강의를 위한 자료 획득’(87%·중복응답·그래픽 참조)이었다.

목회자들은 챗GPT의 한계와 문제점도 함께 인식하고 있었다. 목회자들은 챗GPT의 단점으로 ‘일반적이거나 평이한 응답만을 제공한다’(63%)거나 ‘영적인 측면을 다루는 부분이 약하다’(51%)고 지적했다.


챗GPT를 설교에 활용하는 데 대한 윤리적 적절성을 두고선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윤리적으로 적절하다’가 34%였고 ‘부적절하다’와 ‘모르겠다’도 각각 33%였다.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 설교 준비에 챗GPT를 사용할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앞으로) 챗GPT가 설교 준비에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전체 목회자 중 79%에 달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의 설교 준비에 활용하겠다는 응답자는 46%에 그쳤다.

교회가 AI 기술을 활용할 때 발생할 문제점(1·2순위 선택)으로는 ‘개인적인 묵상과 연구가 줄어듦’(51%)이 가장 높았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부족’(32%)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85%는 AI 설교자의 출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목회자들은 챗GPT를 통해 설교 준비 시간을 절약하고 자신의 묵상과 연구,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을 키워 설교와 목회에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