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행기는 또 ‘챔피언 공항’에 안착했습니다”

입력 2023-04-04 04:07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3일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선수들이 모자를 던지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구단 역사상 첫 통합 3연패와 트레블 우승을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 시대를 열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는 세터 한선수가 받았다. 연합뉴스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구단 역사상 첫 통합 3연패와 트레블 우승을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 시대를 열었다.

대한항공은 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3대 2(23-25 13-25 25-22 25-17 15-11) 대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 KOVO컵과 챔프전 우승까지 구단의 첫 트레블 우승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20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이다.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은 V리그 역사상 2번째다. 앞서 삼성화재가 최초로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연패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까지 포함하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대한항공의 주장이자 세터 한선수가 받았다. 2017-2018시즌 이후 두 번째 챔프전 MVP에 등극한 한선수는 “3연속 통합우승 을 이뤄내 기분이 좋다”며 “초반 경기가 안 풀려 침체됐지만 3세트부터 ‘해보자’ ‘할 수 있다’ 한 게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기싸움이 팽팽했다. 두 팀은 1~2점차 역전과 재역전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며 22-22로 세트 후반부에 다다랐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 오레올의 퀵오픈으로 한 점 달아난 현대캐피탈은 김명관의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허수봉이 세트 마지막 득점으로 세트를 가져갔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2세트를 손쉽게 가져왔다. 허수봉이 5점, 공격성공률 75%로 공격 선봉에 섰고, 김선호와 오레올도 4점씩 득점 지원했다. 대한항공은 2세트 범실만 11개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패색이 짙던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강서브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4-6으로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2연속 서브에이스로 동점을 만들었다. 강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대한항공은 링컨의 오픈공격이 성공하고, 정지석이 또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2점 차로 달아났다. 3세트 후반 20-20 추격을 허용했지만, 정지석의 블로킹과 링컨의 퀵오픈으로 다시 2점 달아났고,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세트를 가져왔다. 링컨은 3세트 10점, 공격성공률 83.33%로 맹활약했다.

정지석과 링컨이 살아난 대한항공은 4세트 상대를 압도했다. 연속 7득점을 내는 동안 현대캐피탈은 한 점도 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오레올 김명관 문성민 등 주축을 차례로 교체하며 5세트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한 번 불붙은 대한항공은 거침없었다. 5-4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곽승석의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로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왔고, 13-7까지 벌리며 우승을 목전에 뒀다. 결국 상대 범실과 링컨의 퀵오픈으로 결국 우승을 확정했다.

V리그 외국인 감독 역대 최초로 2연속 통합우승을 거머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긴 여정이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팬들이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팀 핵심 전광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분전하며 챔프전과 플레이오프에서 명경기를 펼쳤다. 또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정규리그 2위와 준우승을 거머쥐며 명가 재건의 발판을 다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