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계 최연소 총리 타이틀과 함께 ‘춤 파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소속 정당인 사회민주당의 총선 참패로 실각하게 됐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치러진 핀란드 의회 선거에서 중도 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NCP)이 치열한 접전 끝에 20.8%의 득표율로 의회 200석 중 48석을 차지했다. 이어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핀란드인당(46석)과 마린 총리가 이끄는 좌파 성향의 사민당(43석)이 2·3위를 각각 차지했다. 핀란드당과 사민당의 득표율은 각각 20.1%과 19.9%를 기록해 근소한 차이로 NCP에 밀렸다.
마린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에서 “우리는 지지를 받았고 (의회에서) 더 많은 의석을 얻었다”면서 “오늘 우리가 1위를 차지하지 못했더라도 훌륭한 성과”라고 말했다. 2019년 치러진 직전 총선에서 사민당은 40석으로 원내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2015년 의원이 된 마린은 2019년 교통부 장관이 된 뒤 그해 말 안티 린네 전 총리가 사임하자 후임으로 34세에 총리에 취임했다. 주요 외교 업적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한 것이 꼽힌다. 반면 과도한 공적 지출로 취임 이후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70% 이상으로 증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파티에서 춤추는 영상과 총리 관저에서 친구들과 찍은 부적절한 사진이 공개돼 사생활 논란이 일었다.
NCP는 다른 정당들과 우파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을 개시할 방침이다.
이번 핀란드 총선 결과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서민 경제가 악화하는 가운데 극우 정당들이 집권하는 유럽 국가들의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 9월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총선에서 승리하며 베니토 무솔리니 집권 이후 100년 만에 극우 성향 정부가 탄생했다. 지난해 스웨덴 총선에서도 집권 중도좌파연합이 패배하고 우파 연정이 출범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