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니 불티… 온라인 뷰티 시장 ‘왕좌의 게임’

입력 2023-04-04 04:06

이커머스 기업들이 화장품 카테고리에 힘을 주고 있다. ‘절대강자’가 없는 온라인 뷰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패션과 식품에 특화됐던 기업들도 온라인 뷰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달 무신사 스토어 애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상단 메뉴에 ‘뷰티판’을 추가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뷰티 전문관 ‘무신사 뷰티’를 전면에 내세우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에는 입점 화장품 브랜드를 1200여개까지 대폭 늘리고 화보, 영상 등 뷰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쿠팡은 최근 ‘로켓 럭스’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프리미엄 뷰티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도 새벽배송이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고 화장품 카테고리를 럭셔리 제품군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은 엔데믹을 향하던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롯데온은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를 선보였다. 오프라인인 롯데백화점과 연계해 럭셔리 브랜드 상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롯데온의 강점이다. SSG닷컴도 지난해 모바일 페이지를 개편하면서 뷰티전문관 ‘먼데이문’의 접근성을 높였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강점이던 마켓컬리도 지난해 사명을 ‘컬리’로 바꾸고 ‘뷰티컬리’를 출범했다.

온라인 뷰티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부터 럭셔리 브랜드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1위 업체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CJ올리브영이 주문 당일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로 앞서가고 있지만 국산 중저가 브랜드 중심이라는 게 한계로 꼽힌다.

일부 업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화장품 판매를 확대하기도 한다. 영업적자가 지속됐던 컬리가 뷰티컬리를 론칭한 것도 수익성 개선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화장품은 신선식품이나 의류에 비해 물류·유통이 까다롭지 않아 비용과 진입장벽이 낮고, 매입 시 가격 협상에도 유리해 수익성을 올리기에 좋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온 경험이 온라인 화장품 시장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는 시각도 있다. 직접 보고 색상이나 질감을 테스트해보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화장품은 ‘온라인으로 전환될 마지막 품목’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불가피하게 오프라인 테스트 등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구매를 경험한 소비자가 늘었다. 온라인 뷰티 시장이 커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 공산품 카테고리와 달리 온라인 화장품 시장은 ‘한번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