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난타전 거품무는 정치권

입력 2023-04-04 04:09
국민일보DB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를 놓고 여야가 거칠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올리자면서 소속 의원들의 일본 방문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가짜뉴스에 근거한 ‘거짓 선동’ ‘후쿠시마 쇼’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일 제주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가 임박한 것 같다”며 “생명과 평화의 섬 제주가 원전 오염수로 가장 먼저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처했음에도 정부는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원전 오염수 투기 방치로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금지 명분까지 약화될 수 있다”면서 “태평양 국가들과의 공조는 물론이고,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올려 미국의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대해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발언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제해양재판소에 잠정조치 요구 제소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저지대응단’은 6일 방일해 도쿄전력을 항의 방문하고 후쿠시마 원전 지역을 둘러볼 예정이다. 대응단 소속 양이원영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장을 최대한 갈 수 있는 만큼 갈 생각”이라며 “도쿄전력에 보낸 공문에는 오염수를 방출하는 관을 공사하는 현장도 (방문)요청을 한 상태인데 아직 답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으니 국회에서라도 직접 가서 방사능 오염수 현황이 어떤지 자료도 요구하고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그리고 정확하게 국민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성을 찾으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민감한 국민 먹거리를 두고 없는 일을 마치 있는 것처럼 거짓 선동하는 것을 보면서 광우병 괴담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며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린다거나 사드 전자파에 몸이 튀겨질 것이란 해괴망측한 괴담을 퍼뜨렸지만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 의원들의 방일 계획을 두고 “한심하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관련) 일본의 가짜뉴스에 동조해 일본 주장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우리 정부를 깎아내리려는 무례하고 무리한 짓”이라며 “오히려 이런 것이 일본을 돕는 친일 행위 아닌가 싶다”고 일갈했다.

최승욱 구자창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