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민생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면 당장 피부에 와닿는 민생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후 가장 먼저 구성된 민생특위는 가뭄에 시달리는 섬 지역에 물을 보내는 사업을 ‘1호 과제’로 정했다. 여기에 김 대표는 여당에 싸늘한 MZ세대의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교통비·통신비 지원책 강구에 나섰다.
국민의힘 민생특위인 ‘민생119’는 3일 국회에서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민생과 관련 안 된 것이 어디 있겠냐마는 현안 중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부터 민생119가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며 “실제 개선이 이뤄지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활동 결과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생119 위원들은 이날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회의를 진행했고, 첫 과제로 ‘가뭄 지역 물보내기 대국민운동’이 선정됐다. 심각한 남부 지역 가뭄 피해 상황을 고려해 마시는 생수뿐만 아니라 농업·공업용수까지 지원 범위에 포함시켰다.
민생119 위원장인 조수진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도서지역 등 현재 물이 시급한 지역의 우선순위를 알아보고 있다”며 “전남 등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와 조율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119는 농어촌, 지역경제·소상공인, 부동산·금융, 입법정책 등 4개 분과위원회를 산하에 두고 분야별 민생 과제를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외국인노동자 숙소 문제 점검, 부동산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 전기요금 지원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김 대표는 MZ세대 맞춤형 민생 정책 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학생에게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이어 청년세대 교통비·통신비 지원을 검토하는 중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년들의 통신요금 제도에 대한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차원에서 파악해 볼 것을 지시했다”며 “교통비 역시 실태가 어떤지 파악해 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주에 교통비·통신비 문제와 관련해 업계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정을 마련키로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등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주문이 밀리면 납기일 맞추려고 오버타임(연장근로)을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휴식하는 것이 중소기업에는 꼭 필요하다”며 “노사 자율적인 선택을 존중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당초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현안들은 최대한 노력을 해서 풀어나가겠다”고 답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