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새벽기도·나눔 통해 비워내고 돌아보고 섬겨라

입력 2023-04-03 03:01

고난주간이다. 그리스도인은 이 기간 예수 그리스도가 겪은 십자가 고난에 동참하며 ‘고난을 통한 영광’이라는 부활의 의미를 되새긴다. 주요 교회들은 묵상집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을 돌아보고, 금식이나 새벽기도로 고난에 동참하고 있다.

정주채 향상교회 은퇴목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 예루살렘에 입성해 성전을 깨끗하게 하시고 제자들과 성찬을 나누는 등 다양한 사역을 하셨다”며 “성도들이 고난주간에 주님이 가신 길을 따라간다는 목표를 갖고 묵상하면 각자가 깨닫는 울림이 있을 것이고 부활의 기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실천도 중요하다. 미디어 금식(또는 절제)을 하거나 개인 유희 시간을 최소화하고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도 고난주간을 취지에 맞게 보내는 방법이다. 박종환 실천신대 교수는 “고난주간은 ‘참회’의 기간”이라며 “개인의 만족을 채우는 오락이나 쇼핑 등을 줄이고 마음을 비워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섬기는 일도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교회들도 고난주간 다양한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장안원교회(이종남 목사)는 고난주간 교회 카페에서 ‘자기 십자가 전시회’를 연다. 성도들이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를 통해 고난의 길을 걸어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되새기면서 신앙을 새롭게 정립하자는 취지다.

서울 강남구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는 3일부터 6일까지 오후 7시30분 밀알학교 그레이스홀에서 이건영 인천제2교회 원로목사를 초청해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고난주간 특별집회를 연다. 7일에는 성금요일 호산나성가대 음악예배 및 성찬식을 진행한다.

고난주간에 새생명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도 있다. 경기도 성남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는 이번 한 주간 전도 대상자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이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 소그룹 공동체도 한끼 금식 릴레이 기도를 진행한다. 이후 부활주일에 전도 축제를 열고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한다. 김양재 목사는 “우리가 주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처럼 우리도 간절히 기도하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을 하나님께 인도하자”고 성도들을 권면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고난주간 묵상집을 펴냈다. 교회는 고난주간을 ‘십자가의 은혜와 보혈의 능력으로 걷는 회복과 부흥의 길’로 규정했다. 오정현 목사는 묵상집 서문에서 “고난주간 동안 산 소망 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는 가운데 영혼의 녹슨 심장이 예수님의 뜨거운 보혈로 다시 뛰고 어그러진 관계는 예수님 사랑으로 다시 회복하길 소원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많은 교회가 고난주간 특별 새벽기도회와 묵상의 시간을 통해 회개하고 성찰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한다.

박용미 유경진 최경식 김아영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