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KG모빌리티의 이전 사명)에 이런 차가 있었어?”
지난달 31일 ‘2023 서울모빌리티쇼’를 찾은 관람객이 KG모빌리티의 전기 픽업트럭 O100(코드명)을 보고 저 멀리서부터 다가왔다.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차량이다. 바로 옆에는 이날 사전계약에 들어간 ‘토레스 EVX’가 전시돼 있었다.
외관을 둘러보던 관람객이 친구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데? 가격도 착해. 그런데 쌍용차는 실제로 주행을 해봐야 알아.” 대부분 관람객은 바뀐 사명이 익숙지 않은 듯 ‘쌍용차’라고 했다. 한쪽에선 한 아이가 진흙, 바위, 구덩이 등을 구현한 모형 험로 위로 토레스 EVX RC카(무선조종 자동차)를 조종하고 있었다. 이 차가 오프로드 특화 차량이라는 걸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다.
기아의 첫 대형 전기 SUV EV9가 전시된 곳에는 마치 놀이공원처럼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관람객들은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에 쉴 새 없이 타고 내리며 차량을 살폈다. 테슬라도 이례적으로 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올해 한국에 출시하는 모델S와 모델X의 최상위 트림인 플래드를 처음 공개했다. 부스 한쪽 끝에 서 있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모형이 마치 관람객을 감시하는 것 같았다. 한국과 해외 유튜버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현대자동차는 8세대 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더 엣지’의 실차를 처음 공개했다. 관람객들은 현대차의 시그니처 디자인으로 자리 잡은 일자형 헤드램프에 손가락을 대고 라인을 따라 만지고 갔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다양한 신차를 들고 왔다. BMW는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 프로토타입, 메르세데스 벤츠는 ‘프로젝트 몬도G’, 포르쉐코리아는 ‘비전 357’ 등을 출품했다. 영국 업체 이네오스의 첫 신차 ‘그레나디어’에는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조작부)에 물리 버튼이 잔뜩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정통 오프로드 차량이라서 장갑을 끼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터치식이 아니라 버튼식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곳곳에서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오닉6의 주유구 덮개가 열리자 외팔형 로봇이 전기차 충전 케이블을 들고 차량 충전구에 체결해 충전을 시작했다. 현대차의 전기차 자동충전 로봇(ACR)이다. 충전이 완료되자 로봇은 알아서 충전기를 뽑았고 충전구 덮개는 자동으로 닫혔다. 현장 스태프에게 “아직 개발 단계다. 현대차가 꿈꾸는 미래는 이런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2일까지 19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모빌리티쇼 관계자는 “주말에만 16만명이 넘게 방문했는데 이는 직전 전시회(2021년)의 첫 주말 방문자(약 8만명)의 2배가 넘는 수치”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오는 9일까지 열린다.
고양=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