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저지대응단’ 의원들이 이번 주 일본 후쿠시마 방문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주변 시찰, 일본 어민 면담, 도쿄전력 항의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요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문제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를 열었고, 윤재갑 의원은 삭발식까지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농산물은 사줄 수 있어도 우리 농민의 쌀은 사줄 수 없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비판은 정부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고 후쿠시마산 농산물 수입 금지를 해제할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정부는 그런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9일과 30일 “후쿠시마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연이틀 부인하는데도 민주당과 이 대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들어오는 것처럼 말한다. 정부 말을 아예 믿지 않거나 정부 입장에 상관없이 국민의 공포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은 후쿠시마 문제를 내년 총선 때까지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문제가 논란거리로 부각된 근거는 일본 언론 보도다. 일본의 일부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일본 방문 당시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일본 보도를 기정사실로 한 뒤 이를 근거로 윤 대통령과 정부를 몰아세우는 것이다. 민주당이 정부 발표보다 일본 언론을 더 신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를 방문하고 도쿄전력을 항의 방문하는 게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한국의 야당 의원들이 일본 현지에서 일본을 비판하고 오염수와 수산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의원 외교라기보다는 국내 정쟁용 행보에 가깝다. 일본은 정치인과 언론이 한목소리로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 하는데, 우리는 일본까지 가서 우리의 분열적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야당이 정부의 대외정책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외교 문제까지 정쟁에 끌어들여서는 곤란하다. 민주당 의원들의 후쿠시마 ‘항의 방문’은 재검토하는 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