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 수술은 흔히 외모 개선과 인상 변화 등 미용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눈 기능과 관련된 치료 목적으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 경우 명확히 연령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만 3세부터 가능하다.
어린 나이에 눈꺼풀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속눈썹이 안구를 찌르는 안검내반과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하수(사진)가 대표적이다. 안검내반은 눈꺼풀 가장자리가 눈쪽으로 말려 들어가 속눈썹이 각막을 찔러 생긴다. 성인에겐 후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대개 선천적 이유가 많다. 출생부터 만 1세까지는 눈썹이 매우 부드러워 각막에 상처를 내거나 자극 주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아이가 자라면서 눈꺼풀도 자리를 잡아 눈썹 찔림이 개선되기도 한다. 하지만 눈썹이 점점 두꺼워지는 만 3~4세까지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눈 통증, 이물감, 충혈, 눈부심, 눈가 짓무름 등이 동반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배경화 전문의는 3일 “성장하면서 눈꺼풀 모양이 변하지 않으면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하루빨리 수술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각막 손상이 반복되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이 초래되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눈을 완전히 뜨지 못하는 안검하수는 노령층에서 많이 겪는 것으로 인식되곤 하는데,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윗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거나 근육 발달에 이상이 있어 눈꺼풀이 불완전하게 떠지고 눈꺼풀 틈새가 작은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다. 정도가 심하면 눈꺼풀이 시야를 가리면서 시력 발달이 되지 않아 약시가 생길 수 있다. 약시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경으로 교정되지 않는다.
선천성 안검하수는 성장 과정에 저절로 개선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대부분 수술로 교정해야 한다. 늘어진 고무줄 일부를 잘라내 다시 팽팽하게 만들 듯, 근육 일부를 절제한 후 봉합한다. 정도가 아주 심하다면 실리콘이나 근막 등 눈꺼풀 올림 근육을 대체할 수 있는 보조재료를 써서 윗눈꺼풀을 이마 근육에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교정 가능하다.
치료 시기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안검하수로 시력 저하가 찾아온다면 3세 이후 시도하는 것이 권장된다. 시력 발달에 문제없다면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으며 청소년기까지 경과를 지켜보다가 수술받는 것이 더 좋은 경우도 있으므로 성형안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배 전문의는 “영유아기 눈 상태는 평생의 시력 발달에 영향을 미치므로 늦지 않게 적절한 치료와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