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5·18 군부 독재 가해자의 손자가 묘역에 꿇어앉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자기 겉옷으로 묘비와 영정사진을 닦으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아들이 살아온 것처럼 내 아들아, 내 손자야, 품에 안고 울부짖는 피해자 어머니들의 용서를 보았습니다. 실로 43년 동안 묶인 역사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따로 없는 눈물과 감동의 물결입니다.
주여, 우리가 일본을 어떻게, 북한을 무엇으로 품어야 하는지요. 2차 세계대전 후 600만명이나 독일 나치에 희생당한 유대인은 해방을 맞고 사죄하는 독일인들에게 “용서는 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는 화해의 표어를 달고 오늘까지 서로 도우며 살고 있습니다.
주여, 일본은 독도가 자기 땅이고, 강제 징집도, 강제 노동 착취도, 위안부 모집도 없었다고 합니다. 저 사죄 없는 일본을 우리가 어떻게 용서하고 손을 잡고 가야 하는지요.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저들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사순절,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고훈 원로목사(안산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