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한·미 정상회담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전격 교체하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엄청난 결례”라며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실장이 그간 열거할 수 없는 외교 참사에도 끄떡없더니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자기 경질된 것이 이상하다”면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명백히 이유를 설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 합동 공연 제안을 대통령이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핵심 외교비서관을 내쫓고 대미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안보실장이 사퇴한다는 말이냐”며 “언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 안보실이 이토록 허접한 곳이 됐냐”고 몰아붙였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실장 사퇴가 김태효 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라고 주장하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안보실장 교체에 이어 심지어 주미대사까지 교체하는 게 말이 되나. 엄청난 외교 사고이자 (미국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대일 외교에 대한 성토도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 외교 규탄대회’에 참석해 “퍼주기 외교로 굴욕적인 저자세를 취한 결과 일본의 요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굴욕 외교의 진상을 낱낱이 알리고 국민과 역사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부당한 역사 침략에 대해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전면전을 선포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민주당 해양수산특위 위원장인 윤재갑 의원이 항의의 의미로 삭발을 했다.
민주당 등 야권 의원 82명이 발의한 ‘일제 강제동원 굴욕해법 및 굴종적 한·일 정상회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하지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려면 여야 협의가 필요한데 여당이 반대하고 있어 실제 구성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