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63>] 자녀 6명 중 3명이 장애… 두 아이는 발달 지연 증상

입력 2023-04-03 03:05 수정 2023-04-03 10:21
이남훈씨와 그의 아내가 자녀들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 아이들 6명 중 5명이 장애 판정을 받거나 장애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이 가정이 처한 기구한 상황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 우선 집안의 가장인 이남훈(43)씨는 스물세 살 때 심장병 진단을 받았고 호흡기 질환도 앓고 있다. 아내인 이은솔(41)씨는 언어 장애가 있다. 발음이 부정확해 남편의 도움이 있어야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부부에게는 자녀가 6명이나 있는데 이들 가운데 2명은 지적 장애 판정을, 1명은 자폐 스펙트럼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3명 가운데 2명도 발달 지연 증상을 보여 올해 안에 장애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남훈씨는 지난달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이들의 장애 수준을 설명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들려줬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8명이나 되는 그의 가족이 사는 곳은 서울 관악구에 있는 76㎡(약 23평) 크기의 임대 주택이다. 부부는 15년 전 교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가 만나 2012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남훈씨는 과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PC방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비를 벌었지만 현재는 무직이다.

아내 역시 장애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생활비는 오로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등 정부 지원금만으로 충당한다. 갚아야 할 빚도 2000만원이나 된다.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부부가 요리를 할 줄 모르는 탓에 아이들은 매일 밀키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상황에서 이런 형태로 지출되는 식비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남훈씨는 “아이들이 먹고 싶다는 건 다 사주고 싶은데 금전적 여유가 없는 탓에 힘들다”며 “맛있는 걸 사 달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부부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한 크리스천이다. 하지만 자녀가 6명이나 되다 보니 교회에 가면 예배 분위기를 흐려 성도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언젠가부터 교회에도 못 나가고 있다. 이남훈씨는 “교회에는 나가지 못하지만 항상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회가 나타났으면 합니다. 금전적 후원도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먹을 간식이라도, 혹은 반찬이라도 얻고 싶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주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23년 2월 22일~3월 28일/단위:원)

△김무열 김병윤(하람산업) 무명 20만 △김덕수 김영란 현수에게 조동환 조점순 최원철 10만 △조병열 6만 △한승우 정연승 박무성 이관우 김상희 김영수 황의선 정인경 장경환 연용제 권성만 5만 △김홍수 4만 △민효근 안준학 3만 △김명래 김수연 나철균 황석순 2만 △문명희 생명살리기 성승배 하나 1만 △정슬아 5000 △정권재 1000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