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가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플레이오프 4강 직행 티켓을 따냈다.
LG는 29일 경남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97대 88로 승리했다. 36승 18패로 시즌을 마친 LG는 서울 SK에 골득실에서 앞서는 2위로 봄 농구에 뛰어들게 됐다.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한 2013-2014시즌 이후 9년 만의 최고 성적이다.
경기 초반 흐름은 현대모비스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1쿼터 시작 후 게이지 프림과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에게 연신 점수를 내준 LG는 5분도 지나지 않아 10점 차 리드를 헌납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작전타임 직후였다. 아셈 마레이의 덩크슛을 기점으로 이관희가 피치를 끌어올렸고, 격차를 3점까지 좁히면서 1쿼터를 마무리했다.
마레이가 2쿼터 부상으로 빠졌지만 한 번 불붙은 LG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상대 파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성큼 달아났고 이렇다 할 위기 없이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했다. 단테 커닝햄과 이관희가 각각 30득점·26득점으로 폭발했다.
LG의 승리가 확정되자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중계 방송을 지켜보던 SK 팬들 사이에선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SK가 일찌감치 원주 DB를 86대 75로 꺾고 시즌 36승째를 거두며 2위를 향한 불씨를 살린 터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LG가 현대모비스를 꺾으면서 SK는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4강 직행은 좌절됐지만 SK의 후반기 막판 질주는 인상적이었다.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이후 열린 6라운드 9경기를 모조리 잡아냈다.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의미가 더 컸다. 전희철 감독은 “시즌 초반엔 성적이 안 좋아서 잠도 잘 못 잤다”며 “모두 선수들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3위로 시즌을 마감한 SK는 오는 3일부터 6위 전주 KCC와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현대모비스는 그보다 하루 앞서 고양 캐롯을 만난다. LG는 SK-KCC간 맞대결 승자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송경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