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 가짜 민주주의 전세계 고개”

입력 2023-03-30 04:07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의 첫 번째 세션을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발전해온 과정은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여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더해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각고의 혁신과 연대를 통해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의 첫 번째 세션을 화상으로 주재했다. 첫 세션은 ‘경제성장과 함께하는 번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차기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 대의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의회주의가 더욱 공고해지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2021년 12월 미국 주도로 출범한 회의체다. 2회째인 올해 회의에서 한국은 미국 네덜란드 잠비아 코스타리카와 함께 공동 주최국으로 참여했다. 올해 회의에는 지난해 110여개국보다 많은 120여개국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대만도 동참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는 지금 지정학 갈등과 이익 경쟁이 어우러져 국제사회가 분절되고, 다자간 협력이 크게 위축됐다”며 “특히 지난 세기 인류의 자유와 번영을 이끈 민주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제적으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자유를 위협하고 있고, 온라인을 타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가짜뉴스는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것이 민주주의를 위협함으로써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인류의 자유를 지켜내고 보장하는 유일한 시스템이자 메커니즘임이 분명하다”면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연대를 강력히 지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국가들 간 더욱 강력한 연대와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언급한 ‘권위주의 세력’과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어떤 국가를 가리키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권위주의와 부패에 맞서 인권을 촉진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중국은 “‘소위’ 민주주의를 내세워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하는 일을 중단하라”며 반발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이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은 공동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견고한 정치·경제·안보와 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