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 창업자인 서정진(66·사진) 회장이 재등판했다. “태풍이 오는데 누가 키를 잡는 게 맞겠느냐”는 게 서 회장의 경영 복귀 일성이었다. 서 회장의 복귀가 글로벌 시장에서 셀트리온의 도약을 강력하게 추진해낼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서 회장은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회를 잡으려면 회장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세계에서 직접 영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졌다는 저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지난 28일 진행된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셀트리온 임원 정년퇴직 나이인 65세에 물러난 지 2년 만이다. 서 회장은 다시 2년 임기로 셀트리온그룹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탑티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그룹 측은 “올해 오너 차원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이 필요해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대내외 악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간담회 내내 창업주이자 회장으로서 영업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위기일 때 경영 총수가 영업을 뛰어야 한다. 효과를 어떻게 내는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CT-P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차세대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는 ‘램시마SC’는 신약으로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기 위해 직판 체계도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미국에서 램시마SC 사용자를 2년 안에 15만명까지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것만으로 미국에서 2조원 이상의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창립 이래 최다 바이오시밀러의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그는 “일주일은 미국시장, 일주일은 유럽시장, 일주일은 일본과 아시아 남부 시장에서 영업을 뛰고 있을 것”이라며 “일주일은 국내 판매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며 일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 회장은 “준비는 끝났다. 다만 자산운용사와의 공유 등이 필요하므로 금융시장이 안정화가 되면 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합병에 대한 마무리도 신속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 추진 계획도 밝혔다. 서 회장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기업은 상반기 지나면서 10여개로 압축될 것이고, 필요하면 올해 3분기 말부터는 자금 집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구정하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