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클래식 축제 어때요”

입력 2023-03-30 04:04
지난해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고택음악회 전경. 윤보선 전 대통령 고택에서 열리는 고택음악회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집행위원회 제공

봄바람이 뺨을 스치면 클래식 애호가들의 마음은 설렌다. 클래식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맛볼 수 있는 축제들이 잇따라 찾아오기 때문이다. 올해는 오는 31일~4월 9일 통영국제음악제와 4월 26일~5월 7일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관객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2023 통영국제음악제는 ‘경계를 넘어’(Beyond Borders)를 주제로 25개 공연이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펼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작곡가 진은숙이 예술감독을 맡아 세계에서 주목받는 음악가들을 불러모았다. 진은숙 감독은 “궁극의 예술성을 추구하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아티스트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는 체코를 대표하는 현대음악 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그리고 한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각각 레지던스 작곡가 및 레지던스 연주자로 참여한다. 또한 2023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는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 및 탄생 150주년을 맞는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주요 작품들이 연주된다.

세 차례 공연이 예정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데이비드 로버트슨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및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협연한다. 또 영국의 로열 노던 신포니아와 독일의 앙상블 모데른 등 세계적인 두 연주단체가 이번에 각각 네 차례 출연한다.

비디오 아트와 회화가 현대음악과 어우러지는 아다멕의 ‘디너’(2012년) 한국초연과 멀티미디어 대가이자 작곡가인 미셸 판 데르 아의 작품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앙상블 모데른 등과 통영국제음악재단이 공동위촉한 ‘북 오브 워터’ 한국초연은 올해 축제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이외에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아다멕, 최현준, 신동훈 등 국내외 작곡가들에게 위촉한 신작도 이번에 잇따라 선보인다.

올해 18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는 4월 26일일부터 5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윤보선 고택에서 펼쳐진다. ‘다다익선: The More, The Merrier!’이라는 주제를 내세운 올해 축제는 65명의 연주자가 12일간 13회의 공연을 펼친다. 기존의 2중주, 3중주, 4중주 중심의 실내악보다는 6중주와 8중주 등 대규모 실내악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강동석 음악감독은 “큰 구성의 실내악 작품을 감상할 기회는 흔치 않다. SSF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물같은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출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인 강동석 음악감독을 비롯해 비올리스트 김상진 최은식, 피아니스트 김영호 박재홍 문지영, 첼리스트 조영창 이정란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김다미 조진주, 플루티스트 최나경,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 채재일, 기타리스트 박규희, 실내악단 아레테 콰르텟 등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 프랑스 출신의 관악 연주자인 로망 귀요 등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특히 올해는 마임 배우 이레네우스 크로즈니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다.

축제를 상징하는 고택음악회는 올해 5월 1일과 5일 두 차례 열린다. 1일은 2중주와 3중주의 소규모 실내악으로 구성됐으며 5일은 어린이용 레퍼토리와 함께 마임 배우 크로즈니가 함께한다. SSF의 오랜 전통인 프린지 페스티벌도 이어간다. 축제 개막 이전인 4월 8일부터 22일까지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서울공예박물관, 남산서울타워 광장,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젊은 음악가들의 연주회가 이뤄진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