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전도종족 선교, 교회·선교사 연합으로 뚫어야

입력 2023-03-29 03:02
미국 캘리포니아 미션포인트교회의 한 성도(오른쪽)가 지난해 봄 동유럽 조지아의 한 마을에서 무슬림 출신 현지인에게 Any3 전도법을 활용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미션포인트교회 제공

“선교사와 지역교회가 미전도종족 지역에서 복음을 함께 전할 방법이 없을까.”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인교회인 미션포인트교회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고석진(52) 목사는 사역 초기 미전도종족 선교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회(IMB) 선교사로 중국과 말레이시아에서 교회개척 사역 등을 한 그는 선교사의 사역이 얼마나 고달프고 외로운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부담감을 털어내기 위해 고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전도종족을 대상으로 교회와 선교지가 연합해 선교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선교 노하우가 있는 IMB의 ‘전도와 개척 전략’ 방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내용으로 교회 성도와 선교사를 같은 기간 따로 훈련했고 훈련 후 이들이 선교지에서 ‘연합 선교’를 펼쳤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라오스와 태국에서 ‘전도와 개척 전략’을 적용한 교회 단기선교를 통해 현지인 1046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열매를 맺었다.

고 목사는 28일 경북 경주 보문로 코모도호텔경주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미전도종족 지역에 들어가 계속 복음의 씨를 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전도종족은 복음화 비율이 2% 미만인 종족을 뜻한다. 고 목사는 “교회와 선교사, 선교단체가 효과적인 전도법을 같이 익히고 기도해야 한다”며 “현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생길 때까지 복음을 들려준다면 자연스럽게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 목사에 따르면 미전도종족 선교가 특별한 데 있지 않았다. 이 교회의 선교 사역 노하우는 다른 교회에서도 적용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터득한 방법을 소개했다.

미션포인트교회는 불교권 국가인 라오스를 품고 2016년부터 단기 선교를 시작했다. 고 목사가 IMB 선교사로 활동했을 때 선교지에서 사용한 두 가지 전도 방법인 ‘창조에서 예수까지(C2C·Creation to Christ)’와 ‘Any3(Anyone Anywhere Anytime)’를 활용했다. C2C는 하나님, 천지창조, 인간의 타락, 예수,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영적인 권위가 누구에게 있는지 들려준다. 이는 불교권 힌두교권 공산권에서 효과적이다. 이슬람권에서 사용하는 ‘Any3’는 예수의 돌아가심과 부활을 설명하면서 예수가 그리스도임을 선포한다.

C2C로 훈련받은 선교사와 교회 라오스선교팀 성도들은 단기 선교에서 한 팀을 이루며 복음을 전했다. 라오스 현지 교단으로부터 C2C 훈련을 요청받아 전도 노하우도 전수했다. 2018년부터는 라오스와 접경 지역인 태국 남부 핫야이와 북부 우돈타니에 들어가 사역의 지경을 넓혔다.

고 목사는 이슬람권 선교에도 도전했다. 지난해부터 동유럽 조지아의 한 무슬림 마을에서 현지 선교사들과 동역한 사역을 통해 180명이 영접했다.

처음부터 순탄한 건 아니었다. 고 목사는 “처음 교회에서 사역을 소개했을 때 성도 중 아무도 지원을 안 했다”면서 “이후 사역의 열매를 확인한 성도들이 꾸준히 선교에 참여하며 기도와 물질로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에게 이 교회의 선교 전략은 어떤 의미를 시사할까. 고 목사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임에도 우리는 ‘제자 재생산’(마 28:19)과 ‘복음 전파’를 소홀히 여긴다”며 “미전도종족에 복음의 씨를 뿌리는 사명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주=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