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55·치안정감) 경기남부경찰청장이 27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검찰 출신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지난달 25일 낙마한지 30일 만이다. 우 신임 본부장은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개별 수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와 지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우 청장을 국수본부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오는 29일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윤 청장은 “(우 본부장은) 경찰 조직에 약 24년간 몸담아 온 탁월한 수사전문가”라며 “균형 잡힌 시각과 적극적인 소통으로 경찰 수사조직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우 본부장은 비(非)경찰대 출신으로 성균관대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특별채용으로 경찰에 입직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등을 지낸 ‘수사통’이다.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있던 2018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연루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경찰 수사를 지휘하는 사령탑이다. 정 변호사가 임명 하루 만에 물러난 뒤 후임 인선 절차가 늦어지면서 또다시 외부 법조인이 임명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윤 청장은 최근 내부 인사를 선발하기로 결정하고 우 청장을 대통령실에 추천했다. 외부인 인선에 대한 경찰 내부 반발, 외부 공모 시 국수본부장 공백 상태 장기화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변호사 추천을 두고 부실검증 비판을 받았던 윤 청장은 우 본부장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확보한 이후 수사에 대한 책임이 더욱 커졌다”며 “책임이 커졌다는 말은 더욱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수사를 해야한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대한 수사 지도·지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