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감소에 미 신학대 온라인 전환 급증… “학업의 질 저하 우려”

입력 2023-03-24 03:04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의 신학대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미국의 복음주의권 기독교 대학들이 운영하는 ‘온라인 과정’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3일 미 기독언론인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학은 코로나19 이전부터 등록 학생수가 꾸준히 감소했다. 기독교 대학 연합기구인 CCCU(Council for Christian Colleges & Universities) 소속 학교의 65%는 2014년부터 학부생 등록이 감소하고 있었다. 교육 전문가들은 2025년 이후 많은 기독교 학교가 ‘인구 절벽’에 따른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대학’ 과정은 기독대학들이 타개책을 모색하려고 만든 방안이었다.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여하고도 학위를 받을 수 있는 데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학위 과정을 이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것이다. CCCU에 따르면 2013년 소속 회원 학교의 학생 가운데 온라인 과정 등록 비율은 13%였다가 2018년엔 20%로 늘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는 기독대 학생의 최대 3분의 1(약 33%)이 온라인 과정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캔자스주의 애빌린크리스천대학은 현재 약 6000명의 학생 가운데 32%가 온라인 과정으로 수업을 듣는다. 아이오와주 노스웨스턴대학의 학생 1700명 가운데 온라인 과정을 이수하는 학생 비율은 30% 정도다. 인디애나주 웨슬리언대학 역시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수가 오프라인 학생의 3배다.

온라인 과정이 확대되면서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의 일부를 교육기술 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50개 넘는 복음주의 대학은 온라인 학습 플랫폼인 ‘아카디움’과 계약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기독교 교육의 가치와 학위의 질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학교마다 기독교 교육의 전통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기독교 대학 행정가인 존 호손 교수는 “복음주의 학교는 역사적으로 영성을 강조해 왔는데 온라인 모델로 이동하면 이런 측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